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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InterplanetaryHunter에 해당되는 글 5건
- 2012.08.02 행성 사냥꾼 V. The Lost Continent(잃어버린 대륙)
- 2012.07.22 행성 사냥꾼 IV. The Stolen Shrine(성지 침탈)
- 2012.07.20 행성 사냥꾼 III. 머리
- 2012.07.17 행성 사냥꾼 II. 여성 사냥꾼-번역
- 2012.07.14 행성 사냥꾼(The Interplanetary Hunter ) I장. The Ark-번역 1
글
The Interplanetary Hunter(행성 사냥꾼)의 번역입니다.
- 완전한 번역이 아닙니다.
- 완성하면 수정하고 배포본 올릴 거니 이건 가져가지 마세요.
- 시간은 대중이 없지만 되도록 몇 달 이내에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THE DUAL WORLD(중첩重疊의 세계)
CHAPTER V. The Lost Continent(잃어버린 대륙)
우주선은 뜨겁게 소용돌이치는 안개 속에서 불가사의한 괴물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 거대한 물체는 조용히 누워서 적막한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서쪽에는 끝없는 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회색의 쓰레기 더미처럼 보이는 거대한 바다가 보였다. 이는 금성의 모든 바다 중에서 가장 넓은 곳이었다. 태양의 영향으로 조류가 밀려들었고, 해변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흐름은 머리를 낮추고 달려드는 황소와 같았다.
두 사람이 자석 장화를 신고 희미하게 빛나는 외피를 기어오르고 있었다. 양쪽 다 멸균 헬멧을 쓰고 작업하면서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선두 인솔자는 열선총을 들고 그 광선이 넓게 흩어지도록 발산시키고 있었다. 표면에 점점이 박혀있는 누리끼리한 추한 반점이 보일 때마다, 빛을 쬐었고 그것이 사라지면 이동했다. 토미 스트라이크는 우주선의 지휘 계통에서 가장 높은 직함 중 하나인 부함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습관대로 승무원 중 가장 낮은 직급이 하는 일인 기계 보수 같은 일을 하곤 했다.
“인정할게.” 스트라이크는 그와 함께 오랜 시간을 고생해온 동료에게 투덜댔다. “난 아무리 해도 원심추진 장치를 다루는 법을 모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리는 날 부함장으로 삼았지. 그러니 그것을 배우는 게 내 의무야. 하지만 내가 조종실에 들어갈 때마다 그녀는 날 밀어낸단 말이지. 내가 부엌에 들어온 남자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지, 천재가 하는 일을 방해한다고!”
“예, 그렇습니다.” 부조종사 배로우는 주의 깊게 스트라이크의 무기가 일으킨 바람으로 지워진 반점을 검사했다. 구멍의 흔적을 찾으려는 것이다. 뭐든 찾아내기만 하면 액체 금속 스프레이를 뿌려 손상 부위를 빠르게 복원할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계절풍이 잦아든 것 같군요.”
“자네 생각에도 그녀가 날 겨우 사냥 무리의 대장 노릇이나 삼으려는 것 같지. 내가 이 행성의 누구보다도 그 일에 빌어먹게 능숙하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아냐. 함장이라면 우주선에 남아있어야 해. 그런데 게리 칼라일은 항상 사냥의 선봉에 서지! 내 명령을 철회하고 말야. 그럼 난 한가롭게 손가락이나 빨고 있어야 한다고. 어떤 녀석들은 애기 노릇하는 게 뭐 어떠냐고 생각하겠지만 난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치마폭에 싸인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아!”
“예, 그렇죠.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배로우는 필사적으로 화제를 바꾸려했다.
“내 말은 난 준비가 되었다는 거야. 배로우. 저항할 준비가!” 스트라이크는 총을 흔들며 멜로드라마라도 되는 듯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 멋진 익살의 이면에는 진지한 경고가 숨어있었다.
“그렇죠.” 배로우는 아직도 노력하고 있었다. “이 박테리아 군집은 엄청난걸요. 이 위도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그가 가리킨 세균 무리는 항행용 날개 부분과 방주의 명판 오른쪽을 뒤덮고 있었다. 더러운 점액질 덩어리였다. 스트라이크가 강하게 빛을 쏘아댔다.
“놀라울 것도 없어. 저 세균들 지구로 돌아가면 정말 배로 빨리 자라거든. 엄청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지. 움직일 수도 있고. 산과 해로운 독소를 방출하지. 조금 놀라운 건 이 거인 박테리아가 조금만 환경이 좋아지면 저 꼴이 된다는 거야.” 그는 안개 속으로 열선을 내뿜어 쉿쉿 소리가 나게 했다. “그럼 저것들은 계절풍을 타고 돌아다니며 손이 닿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파멸시키지. 금성표면에서는 감염 속도가 끔찍할 만큼 빨라.”
이내 주변의 대기를 습격하던 세균과 곰팡이의 포자는 제거되고, 우주선은 금방 깨끗해졌다. 두 사람은 뒤뚱거리며 지면으로 기어 내려와서 개항장으로 향했다. 그것은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과도 같았다. 우주선 후반부의 절반 정도가 신기한 생명체를 수송하기 쉽게 수없이 많은 구획으로 나뉘어 있었고 거기에 있는 전시물들이 끔찍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깩깩거리고 신음하고 쉿쉿 거리고 울부짖는 상상 가능한 모든 동물의 광포한 소리가 고막을 강타하고 있었다. “저들을 생포하기”위해. 칼라일은 금성 북반구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들린 잠깐 동안 지극히 성공적인 시간을 보냈다.
사냥 분대는 거의 매시간 괄목할 만한 표본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것들은 대양 곳곳을 민첩하게 누비고 다니던 놀랄만한 대양의 게라든지 바다 다람쥐, 바다 썰매 같은 발을 지닌 작은 설치류들이었다. 어떤 것은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눈을 끄집어내거나 입을 벌릴 때 마다 그게 밖으로 튀었다.
심지어 희귀종으로 유명한 볼라스 새까지 잡았는데. 그 새는 금성에 사는 각양각색의 생물 중에 유일하게 날 수 있는 것으로 적외선에 감응하는 눈을 가지고 있어 안개 속을 뚫고 다녔다. 그 새는 3단의 골격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그 몸에는 단단한 연골조직이 매달려있었다. 그것을 고대 아르헨티나 인들의 볼라스처럼 사냥감을 꿰어내는 무기로 사용하곤 했다. 볼라스 버드에게 최악의 적은 자신이었다. 종종 흥분해서 추적하다가 스스로 목이 졸리곤 했다.
스트라이크는 헬멧을 벗어 던지고 시끄러운 소리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뱃머리의 해도실을 향해 중앙 통로로 걸어 나갔다. 거기서 그는 불완전한 지도와 빛바랜 기록들을 샅샅이 훑어보고 있는 게리 칼라일을 만났다. 그 엄청난 젊은 여성의 모습을 마주할 때면 언제나 그녀의 눈에 띄는 미모 덕분에 말문이 막히곤 했다. 그는 친숙한 옆모습의 곡선이라든지 고집 센 턱, 실크로 만든 걸레처럼 헝클어진 금발 머리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그의 존재를 알아차린 그녀가 돌아섰다.
“안녕, 토미.”
“안녕, 게리.” 그들은 서로에게 웃어주었다. 그들은 단 둘이 있는 순간에도 방어태세를 완전히 풀지 않았다. “여기를 뜰 준비는요? 이번에는 멋진 수확물을 얻었어요.”
“그렇죠. 굉장한 물건들이죠.” 게리는 탁자위의 꾸러미에서 조그만 정제를 조심스럽게 꺼내서는 입안에 넣고 빨았다.
“맙소사!” 토미는 역겨움을 담아서 말했다. “당신이 저것들을 받았다고 해서 꼭 먹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째서…”
“에너진의 사람들이 대가로 두꺼운 수표책을 줬거든요. 난 신의를 지키는 고용인이거든요. 게다가 썩 나쁘지도 않아요. ‘활기를 찾으려면 에너진을 먹으세요!’” 그녀는 웃었다. “ 내가 말했듯이, 어쨌든 간에 여기서 우리 사냥을 마치려해요. 그러니 떠날 준비를 마치고 나면 잃어버린 대륙을 찾아가자고요.”
스트라이크의 눈이 빛났다. 금성의 잃어버린 대륙, 신화, 전설, 2류 작가들의 낭만적인 소품에 나온 지도 쪼가리에서 기인한 것으로 그 항해일지에는 해도 예닐곱 줄 정도가 적혀있었다. 시드니 머리. 행성 탐험가 중 가장 위대한 남자. 그 남자가 서둘러 그려 넣은 금성의 지도에는 아리송한 몇 개의 선이 있었다. 거대한 바다 내부에 있는 대륙 혹은 큰 섬이었다. 일지에 적힌 여섯 문장에 따르면 행성을 떠나느라 지도에 없는 지역은 빠르게 지나쳐갔다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분명히 지구인 중에 그 미지의 땅을 보고 돌아왔다고 말한 이는 없었다.
“알고 있겠지만.” 게리는 생각에 잠겼다. “머리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이 신비의 대륙 내지는 섬을 본 일이 없다는 건 이상해요. 다른 사람들도 찾으려 했다고요. 사실은 그 대륙을 찾아낸 누군가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는 거겠죠. 기묘한 점은…”
스트라이크는 갖고 있던 불만거리를 떠올렸다.
“그러니까, 그건 거기 가게 되면 더 잘 알 수 있겠죠. 생각해봐야 소용없어요. 하지만 보게 된다면 말입니다. 게리. 나는 그때 생각할 거예요.”
“좀, 들어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성공적인 원정을 다녔다는 겁니다. 아직 주인이 없는 빈방이 많이 남아있지요. 그래서 난 궁금해졌어요.”
“그래서요?”
“그러니까, 이 근처는 거의 다 쓸었어요. 따라서 내 생각엔 표본 몇 개를 더 잡아들인다 해도 문제 삼을 사람은 없단 말입니다. 잡은 것들만 가지고 지구로 돌아가도 꽤 많은 돈을 벌어들이겠지요. 아마도 결혼증서를 사서 결혼하기에 충분할 만큼은 될 겁니다.” 그것은 가정의 평화당(일명 D.T.)이 집권하는 짧은 기간 동안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상정한 것이다. 그 공약의 기본은 결합하려는 예비 신랑과 신부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데 실패한 경우 각자에게 추징금을 부과하는 것이었다.
게리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행성 밖에서 가져온 이런 것에는 보통 최고가가 붙어요.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꽤 높은 가격이죠. 그런 것들을 공급해줄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지구상에 금성의 생물을 구비하고 있는 박물관은 대여섯 개도 안 돼요. 나와 거래하는 사람들 밑에 가격경쟁을 하는 다른 사냥꾼들이 있다는 건 생각 안 해봤죠?”
“이런, 그렇군요. 게리! 사실상 나는 그것들을 영화사에 파는 줄 알았어요. 나인 플래닛 픽쳐스 같은….” 스트라이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게리의 매끈한 흰 턱이 별안간 굳어졌다. 게다가 눈에서는 촛불에 집어넣은 소금처럼 분노의 불꽃이 일어났다.
“그 모조품들이요?” 그녀는 외쳤다. “난 절대 아니에요. 그런 것들은 내게 절대로 금지된 것들이라고요. 토미! 영화라니! 왜죠, 모든 것들이 순전히 가짜라고요! 종이죽으로 세트를 만들고 소리를 더빙해서 필름에 입힌게 영화에요. 절반크기의 가벼운 우주선 모형으로 행성간 이동을 표현하죠. 그런데 내가 애써 잡은 목성이나 금성의 괴물들을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싸구려 멜로드라마 만드는 데 쓰게 하라니요.
그자들이 뭘 하는지 아나요? 그자들은 웃돈을 주고 생화학자를 고용하기 바쁘지요. 그런 다음에 더 이상 생명도 혼도 없는 로봇을 만드는 거예요. 단추만 누르면 여주인공을 강타하죠. 또 다른 단추를 누르면 악당들을 먹어 치워요. 게다가 나인 플래닛 픽쳐스는 어마어마한 뻔뻔함을 가지고 공공연하게 이것들이 진짜라고 속이고 있어요! 이건 사기에요. 토미! 옳지 않다고요! 그들은 사기꾼이라고요!”
“거 참 엄청난 사기꾼들이군요” 스트라이크가 작게 우물대는 바람에 게리는 듣지 못했다. 어느새 나타난 배로우가 주변을 걱정스럽게 맴돌고 있었다. 싸움을 말리고 평화를 지킴으로 해도실 전반에 훌륭한 동료애가 넘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게리의 혀는 움직이는 걸 즐겼고, 그녀의 분노는 지배체계에 활기를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것이나 희귀 생물체의 거래에 관해 거슬리는 의견은 언제나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이 귀찮은 잃어버린 대륙을 찾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인 플래닛 픽쳐스에서 만든 영화에 ‘잃어버린 대륙’이라는 이름이 붙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일주일 전 런던을 뜰 때, 야비한 폰 소른이 내 업무 관리자 주변을 어정거리고 있었어요. 내가 잃어버린 대륙에서 어떤 동물을 데려올지 알고 싶어서였죠.
그자는 그게 스스로를 얼마나 바보 같아 보이게 하는지 알고 있어요. 그래서 내게 제안을 하더군요. ‘친애하는 칼라일양’.” 게리의 흉내는 꽤 그럴듯했다. “'만약에 당신이 에, 나인 플래닛에 확실히 엄, 방문해주기만 한다면 다가오는 원정에서 아, 우리에겐 영광이 될 겁니다. 얼마나 장관일지 알겠죠? 그, 어, 장소는 프로먼의 화성 극장 로비에서 밤에 시사회가 열립니다.' 그 작자는 그렇게 하면 런던 행성 동물원과 맺은 계약을 깨뜨리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내가 그자에게 뭐라고 했는지 상상해 봐요.”
“그래요. 상상이 됩니다.” 스트라이크는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배로우는 떨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뭔가 흥미로운 것을 찾아낸다면, 본 소른은 영화를 개봉할 때에 맞춰서 수정을 가하겠다는 거죠. 오, 안돼요. 토미. 영화를 위해선 어떤 표본도 넘겨줄 수 없어요. 말도 안돼요!”
토미 스트라이크는 게리의 거만한 태도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항상 받아주었다. 냉랭하고 말 붙이기 어려운 모습은 승무원들의 존경과 완벽한 충성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허나 때때로 그녀의 행동은 지나치게 진짜 같았다. 이번에는 너무 심하게 쏘아대는 통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는 평온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서 대장은 영화를 싫어해요.”
“바로 그거에요. 게다가 모든 부하들은 정해진 일을 하느라 바쁘다고요. 토미.”
“내가 돈이 되는 짐승을 잡게 된다면,” 그가 부드럽게 주장했다. “나도 여기서는 생초보가 아니게 되는 거겠죠. 알고 있겠지만 나도 능력이 있어요.”
게리는 신음소리를 냈다. “오, 토미.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건가요? 얼마나 많이 눈치를 줬는데 알아채지 못했나요? 뭐든 알아차린 게 없나요?”
스트라이크는 귀찮게 두리번거리지 않았다. 그는 그 상징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우주선을 지배하고 있는 규칙이 가혹해보일지라도, 그것은 수년간의 경험에 의해 구성된 거라고요. 경제적 이익과 인간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고안된 거죠.”
게리도 유약함이란 다음절어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내보이는 것은 부끄러워했지만.
우리는 위험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단합에 실패하게 되면 분명 동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재앙을 초래하게 되요.
칼라일리즘은 우주선 전체의 전략적 요충지를 배치하는 것과 닮아있었다. 통제실, 승무원의 방, 심지어 세면실까지도, 엄격한 복종을 요구하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었으며 게리 칼라일 개인의 인성은 모두 완벽하게 수면아래 가라앉아있었다. 스트라이크는 그것을 항상 느끼고 있었다. 저들이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과 탐사대가 낯선 행성에 내렸을 때 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을 본질적으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토미 스트라이크의 방식은 전혀 사용해본 일이 없을 것이다. 그의 지식은 금성의 무역업자가 알 수 있는 금성에서만 통하는 것들이었다.
허나 지금 게리는 그를 완충된 배터리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깐 동안 그녀가 뒤집어쓴 효율 만능에 사무적 딱딱함을 가장한 맞지 않는 껍질을 벗어버리고, 부드럽고 다정한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토미.” 그녀가 속삭였다. “이 규칙이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모르겠어요? 만약에 당신이 혼자 떠나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나는 어쩌죠?”
스트라이크는 내부에 있는 마개가 빠지기라도 한 듯 반항심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좋아요. 게리.” 그가 말했다. “당신이 이겼습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의 방에는 폰 소른과 싸인한 계약서가 있었다. 스트라이크가 잃어버린 대륙에서 가져오는 것이 어떤 것이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 준다는 것이었다. 게리냐 게리가 아니냐,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다. 돈은 그가 여자와 결혼하려 할 때 돈을 목적으로 결혼하려 한다는 오명을 벗겨줄 것이다.
그는 신중하게 배로우를 살폈다.
항상 그 부조종사가 유약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유인책을 쓰더라도 그를 게리의 곁에서 떼어놓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는 기습공격을 결심했다.
“어때?” 배로우의 주위를 빙글 빙글 돌았다. “나랑 함께 하겠나, 아님 반대할 텐가?”
배로우는 숨이 막혔다. “죄송하지만 저는 무슨 말인지….”
“자네도 내말이 무슨 의미인지 빌어먹게 잘 알고 있어. 나는 게리가 찾기 전에 잃어버린 대륙에 도전할 거야. 찾기만 한다면 우린 돈방석에 앉을 걸.”
배로우는 망설였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격렬한 논쟁 끝에 넘어가고 말았다. 금속 통로 아래 쪽을 흘끗 보니 그는 투덜대고 있었다. “완전한 규칙위반입니다. 그러니까 대장이 내게 명령하기를….”
“그렇지! 명령이고말고. 장비를 챙기고 광선을 조정하게. 해변에서 비행기를 탈거야. 재빠르게.”
배로우는 순간적으로 양심이 찔리는 것을 느꼈다.
“칼라일 양이 당신이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지적하면 어쩔 거죠?”
스트라이크의 얼굴에 기름이라도 바른 듯 기쁜 표정이 피어올랐다.
“걱정 마. 배로우. 너무 성급하게 말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거야. 그녀는 날 용서하겠지.” 그는 사랑에 빠진 젊은 남자처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선언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날 사랑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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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습니다 너무나.
예전에 잘못 측정된 금성의 온도가 이 이야기의 기반이라 요즘 분들이 보기엔 좀 생소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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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서 번즈의 The Interplanetary Hunter번역입니다.
- 완전한 번역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 나중에 다듬어서 배포본 만들 겁니다. 변역이 좀 어색하거나 이상한 부분은 일단 넘어갑시다. 이제 겨우 30쪽 정도.
어찌보면 벌써 30쪽. 힘내서 약 130쪽 넘는 이것 끝내보겠다는 희망도 생기고....출판물이 나오면 바로 포기할 생각이지만서도!!
CHAPTER IV. The Stolen Shrine(성지 침탈)
스트라이크가 옳았다. 금성의 밤이란 절대적인 어둠이었다. 검은 장막으로 덮인 불켜진 무역기지의 바깥쪽 계단을 오르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문을 두드리는 규칙적인 금속성의 소리가 들리자 랜섬이 문을 열었다. 게리 칼라일이 뛰어 들어온다.
“스트라이크 씨” 그녀는 근심으로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 “머리가 전혀 먹으려 들지 않아요. 억지로 밀어 넣었는데도 아무것도 목으로 넘기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풀어 주기라도 하면 그 즉시 끔찍한 발작을 일으킨다고요!”
무역업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왜 나한테 온 거죠?”
“어떻게 하면되는 지 알려줄 수 없나요? 저들은 굶어 죽으려 해요. 그리고 죽은 머리는 시장가치가 없어요. 나는 최소한 한 마리의 건강한 머리 없이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맹세했어요. 그러니 날 도와줘요!”
“그 누구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절대로 저것들을 산 채로 데려가지 못할 겁니다. 전에 말했잖아요. 머지않아 당신도 그걸 깨닫게 되겠죠. 당신네들에게도 자비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두 녀석이 살아있는 동안에 집에 데려다 주도록 해요.”
게리의 눈동자에 푸른 불길이 일어났다.
“나는 내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자비롭게 행동하려 했어요. 가능하기만 하다면 머리들을 살려서 집으로 데려갈 수도 있겠죠. 지금은-당신에게 도와줄 생각만 있다면-위관을 통해 음식을 먹이려하고 있어요. 그게 실패한다면 주사를 놓을 거고요. 내 생각에 당신은 무얼 먹여야 할 지 알 것 같아요.”
“희망이 없어요. 로저도 그렇게 했답니다. 당신네들이 머리를 집에서 떼어내면 그것들은 신경계에 충격을 받아서 신진대사가 엉망이 됩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소화시킬 수 없게 되는 거죠.”
게리는 화를 내며 돌아갔지만 24시간 이내에 다시 돌아오고 만다. 중압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았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수면부족으로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스트라이크.” 그녀가 빌었다. “뭐든 방법이 없을까요? 그 녀석들은 시간이 갈수록 야위고 있어요. 나한테 화가 나서 혼내주고 싶은 거라면 ‘삼촌’ 그냥 도와주…”
스트라이크는 칼날을 돌리다가 꽉 쥐는 바람에 다칠 뻔했다.
“아첨한다고 내가 당신을 달래기 위해 머리 한 쌍을 더 희생시킬 거래 생각했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것은 벌집을 건드린 셈이었다. 게리는 이성을 잃었다. 그녀의 결심을 하잘 것 없는 것으로 취급한 것이 전투의지에 불을 지폈다. “저주받을 것들!” 그녀는 분노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날 괴롭힌단 말이지. 그래도 놈들을 살아있게 만들 거야. 내가 놈들을 살려둘 거라고!”
48시간 후에 그녀는 다시 돌아와서는 스트라이크의 팔을 거칠게 잡아 흔들었다. 머리가 조용히 순사하는 바람에 그녀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상태였다. 그녀는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토미.” 그녀가 울부짖었다. “난 더 이상 못 견디겠어요. 그 녀석들은 그냥 거기 앉아서 그렇게 무력하고, 그렇게 깨질 것 같은 모습으로 조용히 날 바라보고 있어요. 그 불쌍한 갈색 눈이 내가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그 녀석들이, 그것들이 내게 최면을 걸고 있어요. 어둠속에 있는 녀석들이 보여요-내가 자려고 하면 꿈속에서 녀석들을 봐요. 가엾은 것- 그리고 무서워요. 승무원들이 주변에 있는 지금도 녀석들의 얼굴이 조용히 날 비난하고 있어요. 못 참겠어요.”
스트라이크는 이 갈피도 못 잡고 있는 여인이 마음에 걸렸다.
“지금은 왜 로저나 다른 사람들이 머리에 대한 일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지 알았지요? 내가 말해봤자 당신이 믿지 않았으리라는 것도요?”
“알았어요. 이해해요. 로저는 자신의 유약한 생각을 부끄럽게 여겼겠죠. 저 기묘한 금성의 원숭이를 보는 사람은 누구나 당황할 거라 생각해요. 최면을 일으키는 갈색 눈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누그러져 버리니까.
“나, 나는 부하들을 보내서 나무를 통째로 파오라고 시켰어요. 그것들 전부를 머리와 함께 지구로 가지고 돌아가려고요 그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뭐라고요!” 스트라이크는 별안간 걱정이 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바보 같으니! 원주민의 지역신을 훔치는 게 실패하자, 이제는 성지를 통째로 강탈하려 하고 있다니! “저 어둠속에서 말이요? 그건 자살행위요!”
무역업자는 펄쩍 뛰며 모피코트와 발열 패드를 빠르게 챙겨 입고 금성의 혹독한 밤을 여행할 준비를 했다. 게리는 놀란 듯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소리죠? 그들이 위험에 쳐했나요?”
“원주민들이 지난 70시간동안 거래 물품을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 그는 으스스하게 답했다. “그건 문제가 생겼단 이야기라고요. 엄청나게!”
“하지만 그들도 밤에는 나올 수 없을텐데요! 온도가 온도니 만큼!”
“그들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아요. 원래 수생 생물로부터 진화한 종이고 추위도 마찬가지라고요. 이 밤도 그들에겐 본래 위협이라고 할 만한 게 아닙니다.”
그는 금 탐지기와 라디오 수신기를 착용하고 성큼성큼 걸어서 문을 나섰다. “ 당신은 여기 있어요. 로이! 광선 작동시켜!” 그는 등불을 꼭 쥐고 밖으로 나갔다.
게리는 입을 삐죽 내밀며 털 망토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결연히 스트라이크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짧은 논쟁 끝에 무역업자의 분노는 수그러들었다.
“지금은 논쟁할 때가 아닙니다. 최소한 도와주기라도 하세요. 이걸 들어요.” 그녀에게 강력한 탐조등을 들리고 나서 함께 이동하기 시작했다.
불빛이 어슴푸레 비치는 곳 마다 신세계가 펼쳐져있었다. 모든 것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있었다. 생기라고는 전혀 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숨 쉴 때마다 냉기의 칼날이 폐를 찌르고 들어왔다. 강렬한 고요 속에서 머리의 나무를 옮기는 힘든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탐사대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빠르게 달려가니 그들이 분명히 보였다. 정지된 빛들이 원을 일꾼들을 둘러싸고 원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반중력 장치의 끈을 나무에 묶고 얼어붙은 땅을 부드럽게 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작업을 중지하시오. 제군들! 도구를 잡아서 뒤로 던져….” 그는 말을 멈췄다. 탐지기의 바늘이 별안간 발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빨리!” 스트라이크가 외쳤다. “원주민이 가까이 왔소! 도망치시오!”
하지만 작업반은 빛에 눈이 부셔하며 바보같이 입을 딱 벌리고 질문을 쏟아내었다. 스트라이크가 그들에게 달려가며 화가 나서 소리쳤지만, 그도 눈앞에 보이는 엄청난 광경에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땅을 파던 작업반의 사람들이 차례로 쓰러지고 꿈틀거리며 불가사의하게 몸을 뒤틀어대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발을 하늘로 똑바로 향하고 기괴하게 걷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얼굴을 흙속에 처박고 지구를 뚫고 걸어 들어가려 했다. 똑바로 서있는 유일한 사람은 한발로 서서 아이스 스케이터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세상에!” 게리가 불안한 듯 외쳤다. “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스트라이크가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가스입니다! 숨 쉬지 말아요! 원주민들은 흉악한 금성의 식물에서 이것을 추출합니다. 신경계에 침투해서 반고리관을 건드립니다. 균형 감각이 박살나는 거죠!” 그는 안개 속을 뚫고 기지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채 세 걸음도 가기 전에 스트라이크의 세계는 빙글 빙글 돌면서 그를 구역질나게 만들었다. 그는 게리를 놓치고 균형을 잡기 위해 팔을 뻗으며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발밑의 지면이 울렁거린다. 그의 발은 자꾸만 허공을 휘젓고 있는 것 같았다. 나무줄기와 직각을 이루고 있었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의 눈이 거침없이 떨리고 있었다. 끔찍한 메스꺼움이 그를 덮쳤고 덕분에 몇 번인가 격하게 토하고 말았다. 그가 바로 서기 위해 애쓰느라 격렬하게 날뛰는 바람에 그의 장비들은 대부분 흩어지거나 망가져 버렸다.
스트라이크는 세상이 풍랑을 만난 배처럼 요동치는 동안 조용히 누워있기로 했다. 그는 일꾼들이 놀라서 지르는 비명, 돌진하는 발소리, 단조롭게 찍찍대고 긁어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금성인이 대기의 유독한 원소를 골라내는 아가미 같은 호흡기관이 내는 소리였다.
그때 게리의 비명소리가 그의 의식 속으로 파고들었다. 단말마의 외침일 뿐 도움을 구하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히 그녀가 어딘가로 옮겨지면서 발버둥치는 소리였다.
스트라이크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는 눈으로 빠르게 흐리고 뒤섞인 형체의 움직임을 뒤쫓았다. 일어섰던 남자는 문자 그대로 바늘꽂이가 되어서 쓰러져버렸다. 원주민들의 독창에 찔려 고슴도치가 된 것이다. 벌써 몸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다른 이들도 부상을 당한게 분명했다. 게다가 스트라이크의 목에서는 엄청난 토사물이 쏟아져 나왔고 그는 또다시 통증에 뒹굴고 말았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는 가스의 영향권 제일 말단에 걸쳐진 상태였기에 그 영향을 조금밖에 받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대지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서 조심스럽게 호흡하면서 들이마신 공기의 냄새를 시험해봤다. 그리고 힘차게 숨을 내쉬었다.
차차 대지의 회전이 느려지고 사물의 움직임이 멎었다. 의식이 돌아오자 머리가 쪼개질듯이 아파왔다. 두개골의 모든 신경의 말단을 거칠게 쥐어짜는 듯 했다. 그러나 눈앞에 들어온 광경에 몸의 불편한 감정이 모두 사라지고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원주민들이 복수를 위해 게리 칼라일을 희생 제물로 바치려 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는 원주민의 지능을 얕보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보다 똑똑해서 나무줄기에 매인 반중력반이 머리에게 크나큰 위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천천히 그 기계의 작동방법을 알아내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조절장치의 가장 치명적인 스위치를 찾아내고, 전원 스위치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게리는 축 늘어진 채 바닥에 묶여있었는데 이따금씩 움찔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깡마른 몸은 어림잡아 6개가 넘는 반중력반에 엉망진창으로 묶여있었다. 그리고 금성인의 대장이 스위치를 향해 몸을 굽히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는 분노로 소리치며 움직이기 시작해다. 무릎이 후들거리는 바람에 다시 바닥에 주저 않고 말았다. 아직 아니었다. 힘이 없었다. 그는 기도의 말을 읊조리며 다음 쭉 늘인 채 전원장치 위를 떠돌고 있는 원주민의 손가락을 지연시켜주기를 바랐다.
만일 그가 그것을 안 좋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그러나 스트라이크의 마음속은 차분해졌다. 그는 확신이 없었다. 허나 게리가 형태 없는 메스에 갈려서 피투성이 곤죽이 되지 않게 하려면?
스트라이크는 비장하게 빛의 원 옆의 무장해제 된 작업조의 무기가 쌓인 곳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곳은 멀었다. 너무도 멀었다. 절대 제때 도달할 수 없었다. 통증이 엄습하는 바람에 다시 멈추고 말았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는 격렬함이 덜했다. 머릿속이 빠르게 맑아지고 있었지만 너무 늦었다. 뭔가 지연시킬만한 것이 필요했다.
스트라이크의 손이 주머니에 부딪쳤다, 그 속에 손을 넣어 재빠르게 파이프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담배가 아직 반이나 남아있었다. 그는 라이터를 꼭 쥐고 불을 붙인 다음 힘껏 들이마셨다. 현기증과 싸우면서 있는 힘을 다해 자극적인 향을 풍기는 엄청난 담배 연기를 날려보냈다. 손에 힘을 잃고 파이프를 떨구었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기도하는 자세로, 빌고, 긴장하며너 기다렸다. 그는 실패한 것인가?
지이잉! 펑! 통했다! 스트라이크는 몸을 굽히고 가능한 작게 공처럼 웅크렸다. 금새 공기중에는 날카로운 흐느낌소리가 가득해졌다. 수백의 작은 폭죽 풍뎅이가 추위에 대비한 중장갑을 한 채로 구름 속에서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향기의 근원을 찾아 돌진해왔다.
벌레 몇 마리는 스트라이크를 때릴 정도로 낮게 날면서 등을 스치고 지나갔고 붉은 멍자국을 남겼다. 그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동맹이 되어준 폭죽 풍뎅이가 일으킨 폭풍이 상황을 정리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누군가가 원주민에게 샷건을 연사하며 공격을 퍼부은 것과 흡사했다. 금성인의 대장은 가장 약한 부위인 목을 단단한 풍뎅이 몇에게 관통당해 음극선에 맞은 것처럼 쓰러졌다.
원주민들은 끔찍하고 가는 비명소리를 냈다. 그들은 몸을 웅크렸다. 있는 힘을 다해 몸을 휘둘러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에는 그들은 다쳐서, 가지고 있던 무기조차 버리고 사방팔방으로 도망쳐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한동안 폭죽 풍뎅이는 뒤로 앞으로 쓸고 다니더니 결국에는 스트라이크가 파이프를 묻어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매혹적인 향이 나지 않자 사라져버렸다. 드디어 스트라이크는 일어서서 몸을 털고는 싱긋 웃었다. 이 순간은 그의 것이었다! 정복자 영웅이라도 되는 듯 걸어서 보기에도 분명한 참사가 벌어진 곳으로 향했다.
인부들은 아직 엎드려 있었다. 현명하게도 가스의 효력이 사라질 때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게리는 낡은 넝마조각처럼 나무에 기대서서 멍한 눈으로 그의 구원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트라이크가 반중력반을 풀어주었을 때 그녀는 손가락을 떨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서려 했지만 무릎이 기대를 저버리는 바람에 무역업자의 품속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는 심각하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그럼, 젊은 아가씨 이 밤에 두 가지 교훈을 배운 것으로 믿겠소. 하나는 아무리 게리 칼라일이라도 항상 제식대로 밀고 나갈 수는 없다는 겁니다. 특히나 머리에 관한 일이라면 말이죠. 둘째로, 단순한 남자들이라도 말이요-비록 때때로 원치않는 희생을 자처할 지라도-때에 따라서는 꽤 유용할 수도 있다는 거죠.”
게리는 그녀의 자세를 확실하게 인식하자마자 벗어나려고 시도했지만 크게 열심히 하진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웃었다. 그녀가 새빨개져서 화내는 모습은 그를 다시금 웃게 만들었다.
“그저 혈액순환계에 혼란이 왔을 뿐이에요.” 그녀가 냉랭하게 설명했다.
“그걸 그렇게 부른다고요? 난 이쪽이 더 맘에 드는 데요. 더 보고 싶군요.” 스트라이크가 그녀에게 키스하자 게리의 혈액순환계는 완전히 맛이 가고 말았다.
머리의 나뭇가지와 그 거주자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오자, 밤은 다시 소란해졌다. 고개를 내밀고 졸고 있는 듯 한 콧소리로 물어온다.
‘머리? 머리, 머리,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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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란 동물을 상상해낸 건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도 인상 깊은 머리.
고라나 프로테안도 그렇지만 이게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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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번역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 아서 번즈의 The Interplanetary Hunter 번역입니다.
- 완전한 번역이 아닙니다. 나중에 완성되면 통째로 읽고 수정할 생각입니다.
- 역시 완성되면 배포본을 만들 생각이니 이것은 퍼가선 안됩니다.
CHAPTER III. 머리(The Murris)
성공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표본들을 포획하고 운반하기 무섭게 진기한 표본들이 등장했고, 방주의 수장고는 신속하게 채워지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는 오직 그 걱정뿐이었다. 머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야 할 시간이 다가 오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녀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해질 것이다. 그날이 다가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나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여섯째 날 아침이었다.
“스트라이크 씨.” 그 젊은 여성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꽤 참아준 것 같네요. 머리를 찾아달라는 요구를 피하기만 하시는 군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 온 가장 큰 목적이 그겁니다. 우린 48시간 내로 떠나야 해요. 금성의 밤이 온다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고 위험해지니까요. 이봐요, 꾸물거릴 때가 아닙니다.”
스트라이크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거절한다면?”
게리가 차갑게 미소 지었다. 당신네 회사는 여기에 발도 못 붙이게 될 겁니다. 아시다시피 당신들은 총력을 다해서 우리를 돕게 되어 있잖아요.”
무역업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아요. 그럼 잠깐 동안 나는…”
그의 마지막 말은 랜섬이 기묘한 기계장치를 들고 금속계단을 오르는 딸깍거리는 소리에 묻혀버렸다.
“아마도 이게 필요할 거야. 토미.” 그는 게리를 짜증난다는 듯 흘끗거리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래, 꼭 필요할 거야.” 스트라이크는 장비를 어깨에 매고 끈을 조였다.
“지금 그게 뭐죠?” 게리가 궁금해 한다. “머리를 찾는데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가요? 도대체 뭐에 쓰는 장치죠?”
스트라이크가 흔쾌히 설명했다.
“이 장비의 전원부입니다. 진공관 발진자와 증폭기 그리고 진공관 증폭기와 인덕턴스 브리지로 연결된 수신장치로 구성됩니다. 헤드폰도 달렸지요.” 그걸 매고 있으면 학생 같아 보였다. 거기에 수색코일이 붙어있었다.
“이 브리지는 전원을 사인파로 바꿔주어, 저항과 유량조절의 균형을 유지해줍니다. 몸체 내부에 장착된 코일이 인위적인 자장을 발생시킵니다. 와상 전류가 발생되는 도체를 만나면 탐색 코일로 유도되는 량이 줄어듭니다. 브리지에 불균형이 생기게 되죠. 이러한 상황은 헤드폰을 통해서 알 수 있…”
“됐어요! 됐다구요!” 게리는 두 귀를 손으로 막았다. “나도 금속 탐지기 정도는 알아요. 전에 한번 봤으니까! 난 그저 당신이 그걸 왜 지금 가져가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요.”
“아, 호신장비죠.”
“무엇으로부터 지킨다는 거죠?”
“원주민이요.”
게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원주민이라. 그 비늘달린 물고기 같이 생긴 얼굴을 하고 안개 속의 저 먼 곳을 어정거리며 돌아다니는 그거요? 어째서 그렇게 겁이 많은 자그마한 생물이 우리를 해친다는 거죠. 그건 불가능해요. 게다가 금속탐지기가 어떻게 그자들을 막을 수 있죠?”
“어째서냐면, 그들은 매우 교활해서 안개 속에 숨어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금속탐지기를 가지고 있으면 그들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알 수가 있어요. 당신도 알겠지만, 이 지역의 모든 원주민들은 금니를 하고 있거든요!”
누군가 웃기 시작하자 게리는 얼굴을 붉혔다. “스트라이크 씨, 당신만 내킨다면 일을 진행시키기 위한 이성적인 계획을 말해주었으면 하네요. 재밌는 장난이었지만…”
“그건 장난이 아닙니다.” 스트라이크 울적한 기분을 느끼며 말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머리가 처음으로 금성에 왔다간 이래로 원주민들은 대부분 금니를 해 넣었어요. 그들은 머리를 신이라 생각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여러 가지로 그를 흉내 내고 있죠.
그는 금니가 여러 개 있었는데 초창기 치과 기술의 유물이죠. 그래서 원주민들은 이를 지체 없이 갈아버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순금을 이용해 보철물을 만들어 씌운 겁니다. 그대로 두기만 한다면 그들이 우릴 해치진 않을 겁니다. 칼라일 양.
“문제는 항상 동물 사냥꾼들이 머리를 잡겠다고 들쑤시고 다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당신네들도 얼마 안 있으면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준비 되었습니다.”
“제기랄! 수수께끼에 다들 골칫거리라고만 하면서 설명은 안 해주는 군요. 당신은 머리에게 손대면 안되는 이유를 에둘러 말했지만 그건 내겐 흥미를 더해줄 뿐이라고요. 나는 칼리스토의 라듐덩어리가 덮친다 해도 사냥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요!”
“좋아요.” 스트라이크는 갑갑한 듯 설득을 포기했다. “갑시다.” 그는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딘지 정확히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안개 속을 똑바로 뚫고 나갔다. 5분쯤 가더니 12인치 정도 되는 구멍이 잔뜩 뚫린 거대한 소철같은 나무 앞에 멈춰 섰다. 그게 적어도 50마리가 넘는 그 유명한 머리가 살고 있는 군락지였다.
“여깁니다.” 스트라이크가 체념한 듯 말했다. “유인원 머리입니다.”
게리는 스트라이크에게 화가 났던 것을 완전히 잊고 말았다. 눈앞에 보이는 생소한 생물의 군집에 압도된 나머지 밀려드는 행복감에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군집의 절반정도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거대한 나무줄기를 타고 빙글 빙글 돌면서 위로 아래로 기어 다니고 있었다. 제 구멍에서 튀어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잎줄기의 앞뒤를 따라 극도의 흥분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른 것들은 조용히 앉아서 엄숙하고 무심한 태도로 관망하면서 이따금씩 질문이라도 하듯 입을 벌리고 서럽게 울었다.
“머리? 머리? 머리?”
그들에게 딱 맞는 이름이었다. 회갈색의 부드럽지만 숱이 적은 털이 달린 등을 가진 그 들은 고대 지구의 원숭이들과 흡사한 크기였다. 코가 거대하게 자라난 덕분에 코주부원숭이와 닮은 모습이었다.
그 벨쥬락의 매부리코만 봐도 그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었다. 스탄호프의 대장인 시드니 머리는 태양계를 통털어 가장 크고 못생긴 코를 가진 걸로 유명했다.
유인원 머리의 군락에 있는 수백의 시드니 마리의 닮은꼴들은, 환상적인 모습으로 나무 위를 빙글 빙글 돌고 춤추면서 보는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었다.
“오오!” 게리는 웃다가 목이 멘 나머지 뺨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냈다. “오, 그래도 이건 끝내주는데요! 누가 저들에게 이름을 붙인 거죠?”
스트라이크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머리 자신이 스스로 붙인 거죠. 그는 꽤 훌륭한 유머감각을 지녔거든요.”
“유머 감각이라! 오, 그거 참 엄청나군요!”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저 귀여운 털복숭이들 한 무리를 런던에 데려간다면 엄청날 거예요. 얼마나 대단할까!”
“아직 런던에 데려간 건 아닙니다.” 스트라이크는 그 점을 지적하고는 불안한 눈으로 탐지기의 계기판을 살피고 있었다.
“지금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게리 칼라일을 아직 모르는 겁니다.” 그녀는 다시 오만하고 고집 센 탐험대장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소철에 다가가서 가까이서 머리를 조사했다. 그들은 매우 온순했다. 가까이서 조사한 결과 세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로 물건을 잡기엔 부적당한 짧은 꼬리의 존재였다. 그 끝에는 독침으로 보이는 것이 달려있었다. “저게 유일하고 연약한 방어수단이지요.” 스트라이크가 설명했다. “머리는 일생의 대부분을 나무위에서 지내면서 대추같은 열매를 먹고 살아요. 저 침도 벌침보다 독하진 않습니다.” 그는 울퉁불퉁한 팔을 빼서 전에 쏘인 자국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큰 갈색 눈을 보면 홀리게 된다는 것이다. 머리가 침입자를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응시하면 그는 최면에 걸린 듯 심장을 쥐어짜는 듯 한 슬픔을 느끼게 된다. “저것들을 보고 있으면 온 우주의 근심과 걱정을 다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배로우가 말했다. “저들을 집에서 끌어내려는 내가 기생충처럼 여겨진다고요!”
세 번째는 큰 나무 밑에 어울리지 않게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에 대한 것이다. 싸구려 시계라든지, 잡동사니, 성냥, 어린이용 불꽃놀이, 자질구레한 것 들이다. “원주민의 공물입니다.” 스트라이크가 설명했다. “여기 바쳐야 한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약초나 보석의 원석을 저런 것들과 교환해가죠.” 그가 쓰레기 더미를 가리켰다. “무엇이든 불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특별한 가치가 있지요 머리는 원주민들의 신입니다. 그것은 태초의 신, 시드니 마리와 닮았기 때문이지요.”
더 이상 웃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야 사냥꾼 무리도 한 마리 혹은 더 이상의 머리를 여기서 떼어내는 일이 금성에서는 신성모독에 해당하는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문제를 야기한다’는게 무슨 소린지 알겠군요.” 게리가 말했다. “하지만 다루기 벅찰만한 생물은 아니지요. 전에도 그랬지만 항상 문제없이 지나갔어요. 생포를 만류하는 이유가 단지 그 원주민들 때문이라면….”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는 더 이상 설명해주지 않았다.
“또 다른 수수께끼군요!” 게리는 코웃음을 치고는 나뭇가지 밑이 넓고 긴 그물을 설치하는 것을 감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방이 줄기에 명중하자 머리 예닐곱 마리가 놀라서 그물로 떨어졌다. 그들은 놀랄 만큼 민첩하게 공기 중으로 튀어 오르더니 안전한 나무위로 돌아가 버렸다. 그러나 촘촘한 그물에 걸린 한 마리는 잡히고 말았다. 마침내 그물은 신속하게 가방모양으로 접혀버렸다.
“잡았다!” 게리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이거 참 쉽군요!”
“그렇죠. 하지만 아직 런던의 박물관 아니 우주선에도 돌아가지 못했어요.”
게리는 스트라이크를 멸시하는 눈으로 보고 나서 그물 속을 지그시 들여다보았다. 머리는 조용히 누워서 그 놀라서 거대해진 둥근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 머리, 머리?”
게리는 또 웃고 말았다. 위대한 게리의 환상적인 축소판은 스스로를 정직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다들 방주로 돌아가자고.” 그녀가 외쳤다. “이 꼬마 귀염둥이와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탐사대는 왔던 길을 되짚어 가기 시작하자마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머리를 고향인 나무에서 10야드 정도 떨어진 곳으로 운반하자 격렬한 발작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것은 날카로운 비명을 두세 번 지르자 머리의 나무에서 소름끼치는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응답했다.
그 작은 포로는 거친 행동으로 분노를 폭발시켰고, 탈출하려고 믿기 힘들 만큼의 분노를 뿜어내며 버둥거렸다. 몸을 배배꼬고 발톱을 휘두르고 침을 뱉고 물어뜯었다. 운반을 맡은 이들은 할 수 없이 그것을 집에서 먼 곳으로 데려가는 것을 포기했다. 갈수록 미쳐 날 뛰는 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공포로 정신이 나가서 가시 돋친 꼬리로 스스로를 계속해서 찔러대고 있었다.
계속해서 심장을 찢는 듯 한 절망적인 소리를 내더니, 결국에는 입에서 옅은 담황색의 피를 쏟아내면서 광기의 폭발은 끝이 났다.
전 탐사대가 멈춰서 그 작은 생물에게 일어난 소름끼치는 일을 지켜보았다. 게리 칼라일은 껍질이라도 깨진 모습이었다. 그녀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녀는 그물을 억지로 열고 굳어버린 작은 몸을 조사했다.
“죽었어요.” 그녀는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소리 내어 말했다. “내출혈을 일으켰어요. 혈관이 터져버린 거죠.”
스트라이크가 우울한 수확물 때문에 당황한 것으로 보이는 그녀에게 답했다.
“광장공포증입니다. 이 행성의 머리들은 대부분 광장공포증 환자입니다. 그들은 일생을 그들이 태어난 특정한 나무 주변에서 보내거든요. 몇 야드만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도 신경계가 고장나 경련을 일으키고는 죽어버린답니다.”
그는 그물 속의 사체를 가리켰다. “말해 줬어야 했지만 믿지 않았겠지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고 싶어 할 테니까.”
게리는 예상치 않게 찬물 세례를 받은 털 복숭이 개라도 된 마냥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내가 절대로 산채로 데려가지 못할 거라는 게 당신이 한 말의 의미인가요?”
“대충 그렇지요.”
“대충! 당신의 말에 뭔가 다른 이상한 점이라도 있는 거라….”
스트라이크는 음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오래전부터 바랐던 것이니까요. 어떻게 행동할지는 알고 있어요. 다른 것을 잡겠죠. 그 녀석의 꼬리를 잘라서 스스로를 찌르지 못하게 할 겁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꽁꽁 묶어서 손과 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죠. 그 녀석이 발버둥치다 죽어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요. 그렇죠?”
“맞아요!” 게리가 결정했다.
“로저 여기 남아서 싱패할 때까지 시도해봐.”
“그리고요?”
무역업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당신도 실패할 거요. 하지만 날 멈출 수는….”
“날 말리지 말아요. 스트라이크 씨. 행여나 그런 생각도 말아요.”
그녀는 크랜즈와 함께 자켓 두 개를 엮어서 임시 변통으로 머리의 구속구를 만들었다. 동시에 다른 사냥꾼들은 넓게 퍼져서 다시 그물을 펴고 총으로 기묘한 머리들로 가득한 가지를 맞춰 떨어뜨렸다. 건장한 두 사람이 재빨리 달려들어서 단단히 묶은 다음 그것을 들고 동료들의 곁을 떠났다. 엄청난 투덜거림과 쉿쉿 거리는 소리, 울음소리를 내는 생존자들의 군락을 뒤로하고서.
스트라이크와 랜섬은 금성의 낮이 지속되는 동안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좋지 못한 기후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어지간한 체력을 지닌 스트라이크라 해도 쉽게 지치는 일이었다. 에너지가 유별나게 고갈되는 것을 느꼈다.
어느 샌가 빛이 희미해지기 시작하자. 랜섬이 제안했다. “내 생각에 아크가 곧 떠나야 할 것 같다. 지금이 이륙하기 제일 좋은 시간이야. 합이거든.”
스트라이크는 머리를 저었다.
“무리야. 저 거친 꼬마 칼라일께서 우주선 밖에서 엄청나게 쓰디쓴 교훈을 배우는 중이거든. 금방 떠나려 들지 않을 걸.” 그가 예언했다. “기다리면서 지켜보자고.”
하지만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이 그 끔찍한 여자를 절실하게 다시 보고 싶어 한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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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참 인상 깊은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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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K. Barnes의 The Interplanetary Hunter 번역.
'행성 사냥꾼'으로 익숙한 작품입니다. 애매하긴 한데 그 이상가는 제목을 붙이기 힘들어서 그냥 그걸로 갑니다.
-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라 번역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 출판물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그만둡니다.
- 번역이 완성되면 배포본을 만들 예정이니 이걸 퍼가지 맙시다. 불완전한 것이 돌아다니면 안됩니다.
CHAPTER II. 여성 사냥꾼
게리 칼라일은 단호한 행동력을 지닌 여성이었다.
“낭비할 시간이 없어요.” 그녀는 주둔지에 도착하자마자 날카롭게 외쳤다. “지구가 금성과 가까워진 상황이고, 그 기간 안에 가능한 빨리 떠날 준비를 마치고 싶어요. 우주를 싸돌아다니느라 애써 잡은 진귀한 동물들이 지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하데스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아요. 스트라이크 씨 이의가 없다면, 당장 사냥을 시작하도록 하죠.”
스트라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골치 아픈 젊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다정하고 친절하게 구는가 하면 금새 오만하고 권위적으로 변한다.
“그러죠.” 그는 동의했다. “곧 오겠습니다.”
그는 금속제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바람에, 계단참의 난간에 매달려 있던 로이 랜섬의 수염 난 풍선 같은 얼굴이 놀라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스트라이크는 초소형 쌍방향 라디오를 가지고 돌아왔다.
“우리가 이동하는 동안 랜섬이 라디오 광선을 보내줄 겁니다. 우리가 직선노선에서 빗나가는 일이 생기면 알려달라고 일러뒀지요. 이것이 어디까지고 안개로 덮인 이곳을 지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는 외짝 이어폰을 조정한 후, 송수신기를 넓은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에는 일행 모두의 콧구멍 속에 방향성의 끈적거리는 물질을 바르게 했다.
“살균제입니다.” 그가 웃었다. “이 행성에 사는 위험한 동물들이 지닌 수백의 해로운 세균은 지구인쯤은 스무 시간 안에 쓰러뜨려버리지요. 예방조치는 마친 것 같군요. 그럼 출발할까요? 제게는 여기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당신들에게 경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가능한 조용히 움직여주세요.”
“잠깐만요.” 게리 칼라일의 차가운 목소리가 별안간 끼어들었다. “두 가지는 확실히 하고 싶군요. 첫째로, 내가 이 탐사대의 유일한 대장이니 내가 출발을 명해야 한다는 거죠.” 그녀는 차갑지만 예쁘게 웃었다. “불만은 없겠죠. 물론. 스트라이크 씨. 이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를 없애려는 거니까.
둘째로, 이 탐사의 최우선 목적은 한 마리 혹은 그 이상의 머리를 산채로 잡아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다른 흥미있는 종을 만나면 물론 그것도 잡을 겁니다. 하지만 머리가 우리들의 진짜 목적이라고요.”
그녀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바란 듯 주변을 도전적으로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기대는 엇나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계단참의 랜섬과 의미심장한 시선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때 그가 지은 뒤틀린 미소는 게리 칼라일의 성질에 불을 붙였다.
“머리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길 래 저러죠? 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게 금성이고 지구고 간에 내 동료들조차 머리를 입에 담기만 하면 다들 얼굴을 찌푸리면서 주제를 돌리려 하더군요. 왜죠?”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칼라일의 무리가 이동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았다. 그들이 신은 장화는 쩔그럭 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스트라이크가 답해 주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들이 절대로 살아있는 머리를 데려가지 못할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내 말을 듣지 않겠죠. 그 이유를 말해준다면 칼라일양. 나는…”
“왜 안 되죠?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그것들의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에게 치명적인가요?”
“어, 아니죠.”
“그것들이 희귀하거나 부끄러움이 많아서 찾기 힘든가요?”
“아뇨, 당신이 떠나기 전에 몇 마리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것들이 너무 섬세해서 여행을 견디지 못한 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에겐 이곳의 생활 환경을 정확하게 복제할 수 있는 공간이 셋 있어요.”
“아뇨 그런게 문제가 아닙니다.” 무역업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도대체 뭐죠?” 그녀가 외친다. “왜 다들 회피하거나 숨기는 거죠? 내가 전에 탐험가 클럽에서 만난 행크 로저처럼 구는 군요.
“그자는 얼마전 이곳에 머리의 표본을 얻겠다고 왔지요.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말하기를 거부하더군요. 뭔가를 부끄러워하는 것 같이 굴었어요. 이게 다 뭐죠?”
토미 스트라이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칼라일 양. 그저 당신 스스로 알아내는 수 밖에요.”
탐사대는 안개속을 뚫고 나가는 동안 불평불만을 해댔다. 방주에 남은 승무원 여섯은 그 것이 상대적으로 편한 일이라는 데 놀라겠지.
금성 표면은 어마어마한 물 때문에 풍성한 밀림을 이루고 있을 거라 여겨졌다. 거기엔 부족한 태양 빛을 받아들이기 적합한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았다. 안개의 장막을 뚫고 자라는 수백그루의 나무들은, 넓은 칼날 모양의 잎을 넓게 펼치고 산란된 태양광을 모아들였다.
덤불 숲-가지가 제멋대로 얽히고, 선인장처럼 유독한 가시를 지닌 관목과 담갈색 꽃이피는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엄청난 향과 냄새를 뿜어내고 있는-은 기하학적 질서를 지니고 있어 이온 나무에 의해 희석된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이 여행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입니다.” 스트라이크가 설명했다. “안에 들어가서 라디오 광선을 놓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수렁을 만나면 돌아가야 할 거고 신호를 놓치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트라이크와 게리 칼라일이 이끄는 탐사대는 기지에서 채 5분도 가지 않았을 때였다. 툴툴거리고 캑캑거리는 수천마리 돼지들의 식사시간 끔찍한 소음이 정적을 깨버렸다. 간헐적으로 꾸르륵 거리는 그 소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별안간 멈추었고 이내 미끄러지고 철벅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탐사대 전체가 생소한 전기 폭풍 때문에 즉각 멈춰 섰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에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무역업자는 싱긋 웃었다. “삽 주둥이입니다.” 그가 설명했다. “엄청 위험한 놈은 아니에요.”
게리 칼라일은 그의 가이드를 흘끗 보고는 그가 암시하는 바를 알아챘다. “사실상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기를 즐깁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뭔가 흥미로운 것 에, 그러니까 문명 같은 것을 발견할 수도 있거든요.”
스트라이크는 싱긋 웃으면서 조그만 가시 같은 것을 흥분으로 들끓는 무리 사이로 찔어 넣었고 칼라일의 무리가 정해진 길로 무리 없이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한 남자에게 부피가 큰 짐은 내버려두라고 사무적으로 지시했다. 두 정 이상 가져온 음극선 총, 소형 기관포 그 외에 비상시를 대비해 무역업자가 가져온 소형 권총 등이었다.
게리를 포함한 다른 두 사람은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구식 라이플을 골랐다. 배로우는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앨런.” 게리가 딱딱하게 말했다. “자네는 왼쪽으로 돌아. 크랜즈는 오른 쪽으로 가고. 언제나처럼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발포하지 않도록 해. 생물 표본이 달아나는 건 막아야 하니까. 3분 내로 제 위치에 도착하도록.”
두 사람의 척후병은 스트라이크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잠깐만!” 그가 다급하게 외쳤다. “돌아오시오. 누구도 내 시야에서 벗어나서는 안 돼요! 그러다간 영원히 미아가 되기 십상입니다. 소리는 멀리까지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미숙련자가 이런 안개 속에서 소리로 길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요.”
게리 칼라일은 분노로 눈을 꿈틀대며 명령을 철회하였다. 그리하여 계획을 바꿔 두 사람의 척후병을 본대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에 남겨 두기로 했다.
스트라이크의 생각에 칼라일 양의 조수들은 기계장치 꼭두각시처럼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재미없는 무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뭔가 멋진 것을 대장이 없을 때 찾아낸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탐사대가 군대라도 되는 듯 탐색을 위해 산개하는 것을 보고서야, 토미 스트라이크도 그처럼 효율적인 움직임을 본 일이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하나가 아님이 분명한 기괴한 소리에 정적이 깨졌다. 지팡이가 딸깍거리는 소리도 아니;고, 발뒤꿈치에 마구 짓밟히는 곰팡이 소리도 아니었다. 늪지가 빨아들이는 소리조차 사라졌다. 60초 쯤 흐르고 좀 더 분명하게 서서 볼 수 있게 되자 직업적인 호기심은 깨지고 말았다. 삽 주둥이였다.
그 생물은 한 번 볼 만 했다. 50에서 20개의 넓적한 발에, 세 쌍의 강해보이는 구부린 다리 끝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주걱 모양의 원반이 달려있었다. 그것은 빽빽하고 짙은 회색 물질 뒤에 숨어서 빛을 받아 둔탁하게 광채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모양을 한 것은 그 생물의 머리였다. 끝이 점점 가늘어 지는 대신에 넓어지고 있는 그 거대한 코는 끝에서 끝까지 거의 몇 피트는 되어 보였다. 땅에 바짝 붙은 납작한 모습은 마치 진공청소기의 부품 같아 보여 우스웠다.
삽 주둥이는 탐사대를 흐리멍덩한 눈으로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머리를 늘어뜨리고 뒤뚱거리며 앞을 가로질러갔다. 그것은 입을 쟁기 삼아 넓고 얕은 밭고랑을 만들며 헤아릴 수 없는 수의 진균류, 땅에 붙어 자라는 관목, 나뭇가지 심지어 진흙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다.
“초식동물입니다.” 스트라이크가 중얼 거렸다. “주로 진균류를 먹고 자랍니다. 허나 저 생물은 너무 많이 먹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데 소비합니다. 저 입으로 모든 걸 먹을 수 있지요.”
명백히 그 동물은 식사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술취한 농부가 쟁기질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게리가 신호하자 그녀의 승무원들은 마치 군인처럼 움직여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그 생물의 사각으로 몰래 다가가 그 기묘한 라이플을 부드럽게 겨눴다. 삽 주둥이의 다리 쪽이었다.
펑! 상처 입은 짐승은 비틀거리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먹는 일로 되돌아갔다. 20초쯤 지나자 현기증이라도 걸린 듯 비틀 거리더니 땅으로 쓰러졌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이와 같이-모든 것이 간결하고 효과적이며 요란스럽지 않았다. 토미 스트라이크에겐 김빠지는 일이었다.
“실망이군요.” 그는 회한에 차서 말했다. “엄청난 전투와 소동을 기대했는데. 우리 중에 하나나 둘 아니 절반쯤은 죽을 줄 알았어요. 영화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씨가 게리 칼라일을 죽음의 찰나에서 영웅처럼 구출하고 말이죠?” 그녀의 미소에 무역업자는 움찔하고 말았다. “미안해요 하지만 일이란 말입니다. 스트라이크씨. 그러니까 신중하게 사리 분별을 가지고 행동해야 내 승무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알거든요.”
“그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위험한 일을 찾아 고향을 등졌어요. 위험을 무릅쓰는 그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아니에요. 소동이나 모험을 겪게 되는 것은 우리 중 누군가 실수했을 때 뿐입니다. 칼라일의 탐사대는 거의 실수하지 않습니다.”
게리 칼라일의 오만하고 독단적인 발언에 스트라이크는 따지는 것을 포기했다. “추정하건데 당신의 라이플에는 일종의 마취탄이 들어있는 것 같군요. 내 생각이지만 당신네들은 뭔가 더 과학적으로 발전된 무기를 쓸 것 같았어요. 그건 그러니까 원시적인 종류로 보이는 군요.”
게리가 웃었다.
“알겠어요. 마취 가스가 궁금한 모양이군요. 혹은 새로운 마비 광선이라든지. 그러니까 그런 수많은 발명품들은 실험실에서만 잘 돌아간다고요. 현장에서는 뻗어버리죠.
마비 광선이라는 건 그냥 장난감이에요. 전적으로 실용성이 없거든요. 각각의 동물마다 제압하는데 필요한 광선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어요. 게다가 우린 일하면서 실험하는 바보 같은 짓은 거의 하지 않아요.
너무 심한 충격을 가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고요. 마취 가스 이야기라면, 그건 사냥꾼들이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하거든요. 게다가 기절시키는 것과 죽이는 것을 가르는 적당한 투여량을 조절하는 것도 어려워요.”
스트라이크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돌렸을 때 그의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가 그녀와 대화하는 동안에, 탐사대가 굳어버린 읽은 삽 주둥이를 방주를 향해 운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푸른색의 넓은 금속밴드가 그것의 다리와 목 주변을 구속하고 있었다. 그것을 승무원 두세명이 그 거대한 몸체의 밑으로 들어가서 둘러싸더니 그것을 밀어서 옮기려 했다.
각 부분을 끌고 있는 금속선은 한군데서 뻗어 나와 있었다. 그것은 전면에 다이얼이 두 개 붙은 배터리 상자와 흡사한 작은 상자 같은 물체였다. 금속장치의 스위치를 돌려 전원을 공급하자 육중한 삽 주둥이의 몸체가 서서히 지면에서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괴기한 장난감 풍선처럼 공기 중에 매달려있었다. 그것을 우주선으로 끌고 돌아가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반중력입니다.” 게리가 설명했다. “금속선에 연결한 하나 이상의 물체에 가해지는 중력을 약화 시킬 수 있어요. 자석의 반발력 같은 거죠. 지면에서 떠오른 물체는 동물과 함께 쉽게 옮길 수 있어요.”
장비를 운반하는 이들은 삽 주둥이의 허리를 밧줄로 대충 묶은 다음 사냥무리로 돌아왔다.
“그러니까” 게리 칼라일이 말했다. “우리가 안개 속에서 갑작스럽게 뭔가와 맞닥뜨리게 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전파 망원경으로, 배로우군…”
배로우가 즉시 꺼내든 장치는 스트라이크가 이제껏 보지 못한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것은 신식 휴대용 원심력 추진장치였다. 그것은 한 사람이 들 수 있을 만한 크기였는데, 관찰자는 긴 유리관을 잡게 되어있었다.
그것의 전면에는 광자로 덮인 볼록렌즈가 붙어있었고 그것은 모든 종류의 빛이 뿜어내는 전자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자외선이나 적외선까지도.
관에 들어온 극미량의 빛은, 세 장의 정전기 판을 연달아 통과하면서 선명해진 후에, 다음 영역을 지나면서 확대되었다. 뒷부분의 관은 빛나는 스크린에 연결되어있었고 영상을 재생하고 있었다. 꼬마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상은 안개 속에서 시선이 미치는 범위를 터널을 통해 보고 있는 것처럼 보여줬다.
기지를 지키고 있는 랜섬과의 접속도 유지되고 있었다. 그는 말참견이라도 하는 듯 광선을 천천히 조정했고, 스트라이크는 탐사대를 옆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망원경에는 보통은 잘 보이지 않는 작고 잘 놀라는 작은 생명체들이 보였다. 도마뱀이 기는 모습이나, 게 모양을 한 것, 심지어 금성 원주민으로 보이는 비늘달린 인간형의 생물도 둘 셋쯤 보였다. 그들은 뿌루퉁한 표정으로 안개 속을 조용하게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들의 생선 같은 얼굴은 그다지 똑똑해보이진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게리는 망원경 속에 가득보이는 생명체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진짜 위험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예고도 없이 왼쪽으로부터 대기를 가득 메운 뭔가가 돌진하는 소리와 함께 회색 공 같은 것이 굴러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일행의 바로 앞을 가로질러가더니-빙글 빙글 돌면서 통통한 섬모 같은 것을 사방팔방으로 뿌려대었다-별안간 멈추었다.
작은 숲의 나뭇가지들은 낯선 소동의 원인을 찾으려는 듯 미묘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 놀랄 만한 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칼라일의 탐사대를 향해 돌진해왔다.
사냥꾼들은 펄쩍 뛰어서 굴러오는 거대한 물체를 피했다. 그것은 몇 야드 떨어진 곳에 멈춰서 섬모를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게리는 주사탄을 장전했지만 번질거리는 갑주 같은 외골격을 뚫는 것은 무리였다.
“담륜충입니다” 스트라이크가 빠르게 외쳤다. “지구의 미생물과 같은 겁니다, 육지에 적응하다 보니 수많은 시간동안 거대화 된 거죠. 금성은 거대한 수조와 같은데다 그게 일회성도 아니니까요. 지구의 많은 생명체들도 원래는 물속에서 살면서 진화해온…”
그가 담륜충에게 다가가자 그것은 꾸르륵 거리기 시작했다. “저것들도 꽤 쓸모가 있답니다. 저들은 반쯤 감춰진 입으로 닿는 것은 모조리 먹어치운답니다. 이 행성의 청소부인 셈이죠. 우린 저것들을 금성의 대머리 수리라 부른답니다.”
그 눈먼 생물이 걸신들인 듯 먹이를 찾아 그들을 덮치는 통에 탐사대는 세 번째로 흩어지고 말았다. 배로우는 애원하는 눈으로 그들의 대장을 쳐다보았다.
“저것들도 쓸모가 있겠죠.” 부조종사가 인정했다. “하지만 저 꼬맹이 덕분에 우리 시간이 꽤 지체 될 겁니다.”
그것이 현실이었기에 담륜충에게 음극선을 발사했다. 그 결과 그 일종의 원형질 생물의 군집이 놀라서 질러대는 날카로운 비명은, 상처 입은 말의 절규와 같이 대기를 찢고 상공에 울려 퍼졌다. 그것이 구르는 모습은 금성에서 나는 모든 척추동물들에게 엄청나게 큰 위협을 느끼게 했다.
50 피트가 넘는 괴물이 안개를 뚫고 솟아 올랐다. 육중한 두 다리로 서있는 모습은 지구에서는 멸종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연상시켰다. 짤막한 앞발에는 소름 끼칠 만큼 치명적인 발톱이 달려있다. 머리는 길고 납작한 늑대의 주둥이를 닮았고 큰 귀에 침이 흘러내리는 이빨이 솟아있었다.
모든 것이 악몽 같은 이 생물은 효과적인 파괴를 위해 만들어진 듯 했으며, 특히나 안전할거라 착각해서 나무 꼭대기에라도 올라온 동물들은 끝장이었다.
“채찍이요!” 스트라이크가 외치며 음극선 총을 든 사람에게 돌아서서, 별안간 그를 붙잡더니 쿡쿡 찔러댔다. “채찍입니다! 그걸 줘버려요. 빨리!”
그 승무원은 미심쩍은 듯 명령을 즉각 철회해주기를 바라며 게리 칼라일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서두르지 말아요. 저걸 살려두고 싶으니까. 런던에서는 저런 걸 본 사람이 없겠죠.”
그녀는 라이플을 가볍게 잡아들어 한 점을 향해 발사했다. 스트라이크는 그 기괴한 생물이 고통에 겨운 나머지 계속해서 쩌렁쩌렁 울리 소리로 짖어대는 것을 듣고 툴툴거렸다. 그것은 불타는 눈으로 조그만 지구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 탐욕스런 주둥이에서 50피트는 되어 보이는 면도날 같은 엄청난 혀가 튀어 나왔다. 마치 지구의 개미핥기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은 게리 칼라일을 노리고 곧바로 날아들면서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스트라이크는 황급히 그녀에게 달려들어 붙잡고 넘어졌다. 덕분에 푹신한 바닥이 납작하게 뻗어버리고 말았다.
“몸을 공처럼 말아요” 그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리쳤다. “그럼 저게 혀를 쓰지 못할 겁니다.!”
게리가 스트라이크의 경고를 따르자마자, 다음번 채찍이 그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흩어지시오!” 그가 외쳤다. “그러지마….”
그러나 이미 늦었다. 배배 꼬인 고기 밧줄이 배로우를 덮쳤다. 그것은 머리를 스치면서 한쪽 귀를 잘라 내버렸다. 피가 쏟아져 나오자 부조종사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짐꾼들은 모든 방향을 날카롭게 경계하면서 안개 속의 피신처를 찾고 있었다. 중장비를 운반하던 사람은 그것을 버리기 위해 잠깐 멈추기도 했다. 그게 목숨의 대가였다. 곧고 흔들림 없는 굉장한 혀가 뱀처럼 바람을 가르며 튀어나와 한 남자를 휘감았다. 그는 즉시 이빨이 가득한 턱을 향해 발포했다.
그 친구는 발버둥 치며 절규했다. 소용이 없었다. 한쪽 팔마저 잡히고 만다. 그는 스스로를 지킬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놀란 동료들이 총으로 채찍을 노렸지만 바로 부셔지고 말았다. 끔찍하게도 칙칙한 배경과 대비되어 선명하고 공포스러워 보이는 선홍색의 물질이 사방에 흩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 탐사대의 일원이 한 명 줄어 든 것이다.
구조의 가능성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살아남은 총잡이들은 그들의 치명적인 총을 늘어뜨린 채 사냥꾼이 괴물을 퇴치하기를 기다렸다.
희미한 딱딱거리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셋, 넷, 다섯.
게다가 채찍은 지진속의 탑이라도 된 듯 휘청대고 있었다. 그것은 비틀거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작은 반원을 그리듯 흔들거리고 있었다. 이내 스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꼴사납게 바닥에 뻗어버렸다. 그러더니 정신을 잃고 말았다.
스트라이크는 게리의 손을 잡아서 스스로 서게 했다. 그는 눈썹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
“휴우! 완전 위기 일발이었어요!”
그 여자는 먼지를 털고 난 후 무역업자의 눈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씨, 앞으로 이 같은 진짜 위기상황이 닥치면 부디 기억해주세요. 우리 기본 법칙의 하나는 각자 스스로를 지키는 겁니다. 원론적으로 쓸데없는 노력을 하다가 두 명이 목숨을 잃는 것 보다는 한 명이라도 살리는 것이 더 유익하거든요. 더 이상 영웅흉내는 내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스트라이크는 얼굴을 붉혔다. 다정한 감사 인사를 기대하고 있을 때 고함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결국에 와서는 스트라이크도 화가 나서 냉랭하게 굴었다.
“당신 조수가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군요.” 그가 딱딱거리며 채찍의 피투성이 주둥이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정 반대에요. 블레어를 잃은 것이 한스러워요. 그 사람은 숙련된 훌륭한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대체할 수 있어요.”
“큰일 날 여자로군요!” 스트라이크가 한탄했다. “당신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요. 당신의 친구가 고향과 가정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의 외계인에게 끔찍하게 죽었단 말이오. 게다가 당신….”
그는 갑자기 감정을 폭발 시킨 것이 부끄럽게 여겨져 말을 멈추고 말았다.
게리는 간단하게 답했다. “우리는 가족이 있는 사람과는 절대 계약하지 않아요.”
그러고는 스트라이크를 등지고 돌아서서 사무적인 어조로 채찍을 방주로 운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돌아서는 찰나의 순간에 스트라이크는 그녀의 눈에서 희미한 반짝임을 보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게리 칼라일의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모습이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남성들의 세계에 머물고 있었고 남자들의 언어로 말하고, 남자들의 도구를 사용했다.
남성 동료들과 계속해서 생활하다 보니 그녀의 삶은 그들의 생활 방식과 남자들과 만나 친분을 쌓는데 익숙해졌다. 명령을 내리고 존경받기 위해서는 타고난 매력이나 아름다움을 누리는 것을 포기했다.
실제로 그녀는 그것들을 써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 결과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여성적인 감성에 져버린다면, 그녀에 속한 남성들을 장악하는 힘을 잃게 될 것을 두려워했다. 그녀는 말하자면 궁지에 몰린 셈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여성성을 보이는 것을 용납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추측해낸 토미 스트라이크의 게리 칼라일을 향한 인상은 비호감에서 동정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마도 뭔가 누그러진 모양이었다. 눈물이 맺힌 것을 보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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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어색한 번역투는 최종 점검 이후에나 수정할 생각.
이 짧은 구간에 도대체 괴물이 몇 종류나 나오는 거야?!?!?
은근히 문장이 참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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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K. Barnes의 The Interplanetary Hunter 번역.
'행성 사냥꾼'으로 익숙한 작품입니다. 애매하긴 한데 그 이상가는 제목을 붙이기 힘들어서 그냥 그걸로 갑니다.
-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라 번역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 출판물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그만둡니다.
- 번역이 완성되면 배포본을 만들 예정이니 이걸 퍼가지 맙시다. 불완전한 것이 돌아다니면 안됩니다.
온실의 세계
I장. 방주
100하고도 70시간을 질질 끌어온 습하고 더운 날이 돌아왔다. 유독한 생태계에서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걷히지 않는 안개의 고동과 스멀거리고 소용돌이치는 어둠, 기운 빠지게 하는 독기 속에서 지루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들은 금성인 고객들을 상대하는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20피트 정도의 죽마를 타고 폭신한 대지-미치도록 지루한-위를 안전하게 걸어다녔다.
지구인 대장인 토미 스트라이크는 수많은 악성 세균이 들끓는 금성의 대기(원문:온실)에서, 바늘처럼 뿌려지는 항균 샤워기의 밑으로 걸어나갔다. 그는 수건을 움켜쥐면서 밤에 쓰는 난방 시스템을 끄고, 그들을 더위에서 지켜주는 냉각 장치의 레버를 작동시켰다. 그리곤 외쳤다.
“로이! 일어나! 오늘은 엄청난 날이라고! 영국인이 온다! 사건이 일어났다고!”
스트라이크의 조수인 로이 랜섬은 깜짝 놀란 듯 눈을 비비며 잠을 쫓으려했다.
“영국인?” 그가 우물거렸다. “무슨 영국인?”
“게리 칼라일이라고! 위대한 칼라일이 오늘 온다고. 그의 선원들을 데리고 특별한 우주선을 타고 런던의 우주 동물원에서 곧바로 오고 있다고. 그 유명한 ‘생포의 명수 칼라일’의 금성 탐험의 안내자로 뽑히다니 우린 얼마나 행운아인가!”
랜섬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튼튼한 털북숭이 다리를 긁으며 샤워기 밑에서 걸어 나왔다.
“그게 어쨌다고?” 그는 물었다.
“너 칼라일 씨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구나?” 스트라이크가 킬킬거렸다.
“그게 아냐. 난 항상 그의 소식을 듣고 싶어했어. 다른 행성에서 동물을 잡거나 그들을 살려서 런던의 동물원으로 바로 되돌아오는 이야기를 말야. 나는 내 일을 하고 싶어. 그렇지만 현기증 날 정도로 엄청난 명성을 지닌 녀석일수록, 사기꾼이기 쉽다고.”
그는 응접실 구석의 단파 라디오를 걷어찼다.
“태양에 너무 가깝게 다가갔다고, 우린 운이 좋았어. 지구에서 오는 프로그램이 방해전파도 받지 않다니. 게리 칼라일의 명성 때문인지 뭔 큰일이라도 난 듯 합니다. 게리 칼라일은 탐험 할 때 로덴의 비타 각설탕을 먹습니다. 게리 칼라일이 담배를 태우면 기분좋게 세균을 제거해주죠. 게리 칼라일이 마시는 피로회복제 알카라져. 퓌!”
“그리고 그가 모든 것을 가지고 영광과 함께 고향에 돌아갈 때, 우리는 축축한 행성에서 시골뜨기들이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볼 만큼 기괴한 생물표본들을 자루에 넣기 위해, 구태의연하고 지겨운 일을 해야만 하지.”
토미 스트라이크는 사람 좋게 웃었다.
“넌 늘 짖지만 심하게 물지는 못하지, 로이. 넌 확실히 나만큼이나 지루함을 덜어줄 뭔가를 반기고 있어.” 그는 그의 얇은 고무로 만들어진 속옷과 바지 그리고 금성의 표면을 활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믿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운데가 있는 바닥이 넓은 부츠로 구성된, 낮 시간용 의상을 꺼냈다.
“에에?” 랜섬이 답했다.
“이번 방문으로 뭔가 변화가 생길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 문제도 있겠지만. 토미, 말하자면 머리를 두 세 마리쯤 잡으러 온다는 거야—그건 헛짓이라고! 넌 이 모든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거야!”
스트라이크의 눈이 멍해졌다. 랜섬이 지적한 점은 사실이었다. 최초로 금성에 대규모 탐사대(세실 스탄호프)를 이끌고 온 탐사대장 시드니 머레이가 그들을 처음 발견한 이후로, 머리라 부르는 작고 기묘한 생물을 사냥하는 것이 성공한 일은 없었다.
“어쨌든”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우린 그자가 떠날 준비를 마치거나 뭔가 재밌는 것을 찾아낼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어. 어쩌면 이유를 물을 수도 있겠지.”
랜섬은 말없이 콧방귀만 끼며 헛된 꿈에 대한 역겨움을 나타냈다.
“어쨌든”
스트라이크는 희망적인 면을 보기로 했다.
“어떤 소동이 일어나든 항상 며칠만 지나면 가라앉게 마련이야. 난 착륙장으로 가봐야겠어. 거의 다 온 것 같으니.”
토미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겁고 짙은데다 썩을 대로 썩어 역한 냄새를 피워내는 안개 속으로 걸어 나갔다. 지구인의 눈으로는 이 영원의 장막을 100피트 앞도 꿰뚫어 볼 수 없을 것이다. 바람이 불어 봤자 진흙 섞인 우유를 휘젓는 것과 같으니까. 스트라이크는 찌푸린 얼굴로 생각 없이 꽉 채운 파이프를 들어 불을 붙였다.
30초쯤 지났을까 대기가 가느다란 비명소리와 폭죽 소리로 꽉 차기 시작했다 엄청난 숫자의 폭죽 풍뎅이들이 그 단단한 몸체를 부셔져라 하고 기지의 금속성 벽에 들이박기 시작했다. 담배의 향에 이끌려 온 것이다. 스트라이크는 당황해서 허겁지겁 파이프를 덮어 꺼버렸다. 인간은 이 망할 놈의 행성에서 약간의 위안을 위해 담배를 피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자의 생명은 엄청난 속도를 지닌 소형 폭죽들에게 위협받게 될테니까.
그는 몇 걸음 옮겨서 어둠 속에서 거대한 금속 거인처럼 보이는 버려진 탄산 칼슘 탱크 뒤의, 안전한 기지 후방으로 후퇴했다. 그때 이곳과 멀어서 안전한 소규모 발착장에서 기지에 물품을 공급하는 함선이 착륙하고 있었다.
그 곳에는 수천의 조그마한 분사구들이 공중을 향해 뻣뻣하게 서있었고, 그것이 뿜어내는 엄청난 물의 줄기는 우주선의 조종사를 안개 속에서 수직터널로 안전하게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새 망원경의 발명으로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된 장비였지만.
스트라이크는 수평으로 놓인 고대의 파이프 라인을 따라 신중하게 걸어 나갔다. 지구인은 곧 대기 속에서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는 예민한 청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반쯤 귀가 덮인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파열음을 들을 수 있었다. 우주선이 금성의 대기권으로 거침없이 뚫고 들어오는 소리였다.
이 신경 거슬리는 소음은 빠르게 정적 속으로 사라져갔다. 머지않아 자욱하게 둘러싸인 구름 속을 뚫고 오느라 사람 소리같이 들리는, 발착장이 열리는 금속성의 소음이 들렸다. 게리 칼라일과 동료들이 도착한 것이다.
그는 걸음을 빨리 해서 우주정거장의 입구로 진입했다. 그 앞에 펼쳐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나머지 두리번거리느라 멈추고 말았다. 게리 칼라일의 유명한 탐사선은 금속성으로 빛나는 엄청난 괴물과 같이, 땅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그 꼭대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중으로 뻗어있었다. 녹색 유리를 끼운 현창은 함선의 조명을 받아 기괴한 빛을 내며 낯선자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 엄청난 우주선은, 항성계의 끝까지 여행할 수 있는 거대한 크기의 쾌속선이었다. 스트라이크는 이전에 그런 우주선을 본 일이 없었다. 그는 뱃머리에 새겨진 이름을 보고 웃고 말았다. [방주]
물론 방주에는 새로운 원심력 추진장치가 달려있었다. 원심장치가 가진 엄청난 힘은 수백만개의 작은 회전날개가 만들어내는 압축 공기의 돌풍에서 나온다. 거기서 만들어낸 엄청난 에너지가 우주공간을 빠른 속도로 가르고 날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제공한다. 방주의 장비 또한 항성계 내에서 유명했다.
칼라일은 행성 동물원의 후원을 받아 함선을 떠다니는 실험실로 개조했다. 구역을 나누어 생포한 표본이 살고 있던 행성의 자연 조건을 정확하게 복제한 곳에 정리해두었다. 함선내에는 새로 발명된 모든 과학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마비 광선, 반중력 장치, 전파 망원경, 상인들 외에는 이름도 알지 못할 새로운 장비 10여가지 까지.
그의 상상은 제복을 잘 차려입은 남자가 미소띤 얼굴로 인사를 하며 접근하는 바람에 중단되고 말았다.
“당신이 스트라이크 씨인가요?” 그가 묻는다. “저는 방주의 부조종사 배로우라고 합니다. 만나서 굉장히 반갑군요. 게리 칼라일은 곧 만나게 될 겁니다. 우리는 즉시 일에 착수하고 싶어서 조바심을 내고 있어요.”
오늘은 토미 스트라이크에게 놀랄 일이 많은 날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충격은 그의 뒤편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우주선의 뱃머리에서 나타났다.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한손을 내밀며 입으로 작지만 멋진 미소를 짓고 있는 이제껏 본적없는 미모의 여성이었다.
배로우가 말한다.
“스트라이크 씨, 이쪽이 칼라일 양입니다.”
그 상인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최근에 성형 수술이 발달해서 아름다운 여성이 적지 않다지만, 스트라이크의 미숙한 눈으로 보아도 그녀가 진짜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여기 있는 금발 여성의 머리는 합성이 아닌데다 외과의의 손이 닿지 않은 타고난 아름다운 곱슬머리에, 짙은 색의 눈은 총기로 빛나고, 입이 그린 곡선과 콧날의 모양은 그녀의 열정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여자였다.
그러나 칼라일 양의 목소리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던 무역업자는 지구식 예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임시 고용주에게 불만이라도 있는 것 같군요. 스트라이크 씨, 제 어디가 문제인 겁니까?”
스트라이크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당황한 나머지 얼굴을 붉혔다. “어, 어. 아뇨.” 그는 말을 더듬었다.“그게, 당신이 여성이라서 놀란 겁니다. 나는 어, 우리는 남자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게 당신 정도 지위니까. 이런 직종은 거의 남자들이 잡고 있잖아요.”
부 조종사 배로우는 그 상인에게 게리 칼라일이 그 점에 민감하다는 점을 경고 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그 젊은 여성은 자세를 바로하고 차갑게 말했다.
“내가 해낸 일을 비슷하게라고 해낸 남성은 없습니다. 이름만 사냥꾼 수명이 있지요. 로저, 캠든, 포터 그런 사람들은 나와 같은 수준이 못되죠. 남자의 일이라고요? 내 걱정 할 필요는 없어요. 스트라이크 씨. 내가 남자들 못지 않게 이 행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스트라이크는 눈썹을 씰룩거렸다. 오만한 여성이었다. 게다가 끔찍할 만큼 자기 지위를 중시했고, 고집 세고 이기적이기까지 했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기로 결심했기에, 그 여자가 머리를 찾아내기를 원했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한 두 개 정도는 쓰디쓴 교훈을 줄 것이다.
5분정도 소리치고 짐을 내리는 소란이 이어졌다. 게리 칼라일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이 모든 것을 지시하고 재촉했다.
그런 다음 스트라이크는 교역 기지에서 소규모 탐사대를 이끌고 나와야 했다. 지금은 놀랍게도 칼라일 양이 그에게 잘 보이려 하고 있었다.
일단 그녀는 교역 기지에서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재밌는 일은 아닙니다.” 경영책임자의 말이었다. “대부분 우린 주저 앉아서 시간이나 죽이고 있지요. 카드 놀이를 한다든지 빈둥거리면서 고물 라디오나 듣는 거죠. 금성의 낮에는 몇 번 정도 원주민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약용 식물을 가져다줍니다. 가끔은 보석의 원석이나 다른 것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금성은 광물 자원이 매우 빈약하거든요. 여기서 구할 수 있는 돌 중 정말 가치가 있는 보석은 에메랄드 정도 입니다.”
“운송비용을 고려하면 약용 식물이 그렇게 돈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젊은이들에게 여기 있으라고 하는 것은 무덤에 갇히는 것과 같아요.” 그녀는 경멸스럽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거 꽤 괜찮은 돈 벌이요.” 스트라이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약품의 정제가 금성의 발전을 가져왔으니 충분한 가치가 있지요. 거기에 모험적인 면도 있지요.” 그는 비꼬는 미소를 지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금성에서 산다는 전율을 느끼기 위해 3년 계약을 합니다. 사전에 금성의 삶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이죠. 허나 우리 하고 지겹게 짐을 싣다 보면 끔찍해요. 지구 시간으로 서너 달이 지나도 배하나 보기 힘드니까!”
“이 세상 그러니까 금성의 저건 뭐죠?”그녀가 가리키는 곳으로 주의를 돌리자 습한 토양을 뚫고 수천의 곰팡이가 솟아오른 광경이 보였다. 그것들은 마치 무덤을 뚫고 일어선 작고 창백한 인간의 시체와 같은 모습이었다.
무역업자는 얼굴을 찌푸렸다. 전에는 저런 것을 본 일이 없었으니까. 그것은 지옥구석에서 전쟁과 파괴를 알리는 신호를 상기시켰다. 모든 생물이 주변에 적대적이고 심지어 식물조차도 독가시를 달고 꽃은 유독한 기체를 아무렇게나 뿜어내는 곳이었다.
“거의 곰팡이입니다.” 그가 답한다. “그것들은 놀랄만한 속도로 자라죠. 작은 생명체들은 여기선 거의 하루살이입니다.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것이 모두 170시간 안에 끝나야 하거든요. 자연스럽게 그것들의 한 살이는 빨라지지요. 몇 시간 안에 이 먼지 버섯들은 터져서 포자를 주변에 퍼뜨릴 겁니다. 이상한 광경이지요. 물론 긴 밤 동안 그 포자들은 휴면상태로 머뭅니다. 큰 생물들 대부분 극심한 추위를 피해 동면을 취하지요. 밤에 이곳에서 살아 움직이는 건 없어요. 밤이 되면 확실하게 잠드는 행성이지요.”
그녀는 코를 킁킁대며 금성의 신참이 알아둬야 할 것을 받아 적었다. 비록 겉보기에는 칙칙한 무채색이었지만 놀랄 만큼 다양한 냄새들이 코를 찌르고 들어왔다. 달콤함, 날카로움, 사향 비슷한, 톡쏘는, 강렬한 그밖의 알지 못할 수많은 냄새들이 후각을 자극했다.
스트라이크가 설명했다. 지구의 꽃 피는 식물들은 곤충을 통해 수정하기 때문에, 벌이나 나비 다른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 꽃잎이 화려한 색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금성에서는 어디를 가도 걷히지 않는 안개 덕분에 시각적인 호소는 무의미하므로, 식물들은 제각각 독특한 냄새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낸다. 따라서 갖가지 냄새를 뿜어내는 것이다.
계속해서 질문과 답이 이어졌다. 안내하는 일은 즐거웠다. 그것은 기지에 도착하는 그 짧은 구간을 지나는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는 그 여자가 별안간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걸 의심치 않았다.
그는 행성 사냥꾼 게리 칼라일의 경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녀는 금성에 오기 전이 이 곳에 대해 공부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이미 질문의 답들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그녀는 첫 만남 때 그의 눈썹에 가득했던 불만을 알아 차렸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녀가 구름의 행성에 머무는 짧은 시간동안 그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 무역업자는 친근하게 굴 생각이었지만 그녀를 까다롭고 맘에 안 드는 여자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공격성이 그의 비위를 거슬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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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다고 할 수 없으며 수많은 교정이 필요할 듯.
Arthur K. Barnes의 The Interplanetary Hunter
이거 예전에 하려다가 잠정 포기 상태로 뒀습니다. 행간을 160으로 설정하니 150페이지가 넘어요. A4로.
그러나 잡으니까 어찌어찌 30페이지는 했습니다. 하다보면 될 것도 같아서 시작합니다.
20여개의 chapter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하나로 합쳐진 것이나 두 권으로 나뉜것이나 챕터수는 일단 같더군요.
일주일에 한번꼴로 한챕터씩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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