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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Arthur K. Barnes의 The Interplanetary Hunter 번역.
'행성 사냥꾼'으로 익숙한 작품입니다. 애매하긴 한데 그 이상가는 제목을 붙이기 힘들어서 그냥 그걸로 갑니다.
-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라 번역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 출판물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그만둡니다.
- 번역이 완성되면 배포본을 만들 예정이니 이걸 퍼가지 맙시다. 불완전한 것이 돌아다니면 안됩니다.
CHAPTER II. 여성 사냥꾼
게리 칼라일은 단호한 행동력을 지닌 여성이었다.
“낭비할 시간이 없어요.” 그녀는 주둔지에 도착하자마자 날카롭게 외쳤다. “지구가 금성과 가까워진 상황이고, 그 기간 안에 가능한 빨리 떠날 준비를 마치고 싶어요. 우주를 싸돌아다니느라 애써 잡은 진귀한 동물들이 지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하데스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아요. 스트라이크 씨 이의가 없다면, 당장 사냥을 시작하도록 하죠.”
스트라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골치 아픈 젊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다정하고 친절하게 구는가 하면 금새 오만하고 권위적으로 변한다.
“그러죠.” 그는 동의했다. “곧 오겠습니다.”
그는 금속제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바람에, 계단참의 난간에 매달려 있던 로이 랜섬의 수염 난 풍선 같은 얼굴이 놀라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스트라이크는 초소형 쌍방향 라디오를 가지고 돌아왔다.
“우리가 이동하는 동안 랜섬이 라디오 광선을 보내줄 겁니다. 우리가 직선노선에서 빗나가는 일이 생기면 알려달라고 일러뒀지요. 이것이 어디까지고 안개로 덮인 이곳을 지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는 외짝 이어폰을 조정한 후, 송수신기를 넓은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에는 일행 모두의 콧구멍 속에 방향성의 끈적거리는 물질을 바르게 했다.
“살균제입니다.” 그가 웃었다. “이 행성에 사는 위험한 동물들이 지닌 수백의 해로운 세균은 지구인쯤은 스무 시간 안에 쓰러뜨려버리지요. 예방조치는 마친 것 같군요. 그럼 출발할까요? 제게는 여기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당신들에게 경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가능한 조용히 움직여주세요.”
“잠깐만요.” 게리 칼라일의 차가운 목소리가 별안간 끼어들었다. “두 가지는 확실히 하고 싶군요. 첫째로, 내가 이 탐사대의 유일한 대장이니 내가 출발을 명해야 한다는 거죠.” 그녀는 차갑지만 예쁘게 웃었다. “불만은 없겠죠. 물론. 스트라이크 씨. 이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를 없애려는 거니까.
둘째로, 이 탐사의 최우선 목적은 한 마리 혹은 그 이상의 머리를 산채로 잡아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다른 흥미있는 종을 만나면 물론 그것도 잡을 겁니다. 하지만 머리가 우리들의 진짜 목적이라고요.”
그녀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바란 듯 주변을 도전적으로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기대는 엇나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계단참의 랜섬과 의미심장한 시선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때 그가 지은 뒤틀린 미소는 게리 칼라일의 성질에 불을 붙였다.
“머리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길 래 저러죠? 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게 금성이고 지구고 간에 내 동료들조차 머리를 입에 담기만 하면 다들 얼굴을 찌푸리면서 주제를 돌리려 하더군요. 왜죠?”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칼라일의 무리가 이동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았다. 그들이 신은 장화는 쩔그럭 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스트라이크가 답해 주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들이 절대로 살아있는 머리를 데려가지 못할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내 말을 듣지 않겠죠. 그 이유를 말해준다면 칼라일양. 나는…”
“왜 안 되죠?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그것들의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에게 치명적인가요?”
“어, 아니죠.”
“그것들이 희귀하거나 부끄러움이 많아서 찾기 힘든가요?”
“아뇨, 당신이 떠나기 전에 몇 마리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것들이 너무 섬세해서 여행을 견디지 못한 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에겐 이곳의 생활 환경을 정확하게 복제할 수 있는 공간이 셋 있어요.”
“아뇨 그런게 문제가 아닙니다.” 무역업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도대체 뭐죠?” 그녀가 외친다. “왜 다들 회피하거나 숨기는 거죠? 내가 전에 탐험가 클럽에서 만난 행크 로저처럼 구는 군요.
“그자는 얼마전 이곳에 머리의 표본을 얻겠다고 왔지요.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말하기를 거부하더군요. 뭔가를 부끄러워하는 것 같이 굴었어요. 이게 다 뭐죠?”
토미 스트라이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칼라일 양. 그저 당신 스스로 알아내는 수 밖에요.”
탐사대는 안개속을 뚫고 나가는 동안 불평불만을 해댔다. 방주에 남은 승무원 여섯은 그 것이 상대적으로 편한 일이라는 데 놀라겠지.
금성 표면은 어마어마한 물 때문에 풍성한 밀림을 이루고 있을 거라 여겨졌다. 거기엔 부족한 태양 빛을 받아들이기 적합한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았다. 안개의 장막을 뚫고 자라는 수백그루의 나무들은, 넓은 칼날 모양의 잎을 넓게 펼치고 산란된 태양광을 모아들였다.
덤불 숲-가지가 제멋대로 얽히고, 선인장처럼 유독한 가시를 지닌 관목과 담갈색 꽃이피는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엄청난 향과 냄새를 뿜어내고 있는-은 기하학적 질서를 지니고 있어 이온 나무에 의해 희석된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이 여행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입니다.” 스트라이크가 설명했다. “안에 들어가서 라디오 광선을 놓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수렁을 만나면 돌아가야 할 거고 신호를 놓치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트라이크와 게리 칼라일이 이끄는 탐사대는 기지에서 채 5분도 가지 않았을 때였다. 툴툴거리고 캑캑거리는 수천마리 돼지들의 식사시간 끔찍한 소음이 정적을 깨버렸다. 간헐적으로 꾸르륵 거리는 그 소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별안간 멈추었고 이내 미끄러지고 철벅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탐사대 전체가 생소한 전기 폭풍 때문에 즉각 멈춰 섰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에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무역업자는 싱긋 웃었다. “삽 주둥이입니다.” 그가 설명했다. “엄청 위험한 놈은 아니에요.”
게리 칼라일은 그의 가이드를 흘끗 보고는 그가 암시하는 바를 알아챘다. “사실상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기를 즐깁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뭔가 흥미로운 것 에, 그러니까 문명 같은 것을 발견할 수도 있거든요.”
스트라이크는 싱긋 웃으면서 조그만 가시 같은 것을 흥분으로 들끓는 무리 사이로 찔어 넣었고 칼라일의 무리가 정해진 길로 무리 없이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한 남자에게 부피가 큰 짐은 내버려두라고 사무적으로 지시했다. 두 정 이상 가져온 음극선 총, 소형 기관포 그 외에 비상시를 대비해 무역업자가 가져온 소형 권총 등이었다.
게리를 포함한 다른 두 사람은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구식 라이플을 골랐다. 배로우는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앨런.” 게리가 딱딱하게 말했다. “자네는 왼쪽으로 돌아. 크랜즈는 오른 쪽으로 가고. 언제나처럼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발포하지 않도록 해. 생물 표본이 달아나는 건 막아야 하니까. 3분 내로 제 위치에 도착하도록.”
두 사람의 척후병은 스트라이크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잠깐만!” 그가 다급하게 외쳤다. “돌아오시오. 누구도 내 시야에서 벗어나서는 안 돼요! 그러다간 영원히 미아가 되기 십상입니다. 소리는 멀리까지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미숙련자가 이런 안개 속에서 소리로 길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요.”
게리 칼라일은 분노로 눈을 꿈틀대며 명령을 철회하였다. 그리하여 계획을 바꿔 두 사람의 척후병을 본대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에 남겨 두기로 했다.
스트라이크의 생각에 칼라일 양의 조수들은 기계장치 꼭두각시처럼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재미없는 무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뭔가 멋진 것을 대장이 없을 때 찾아낸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탐사대가 군대라도 되는 듯 탐색을 위해 산개하는 것을 보고서야, 토미 스트라이크도 그처럼 효율적인 움직임을 본 일이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하나가 아님이 분명한 기괴한 소리에 정적이 깨졌다. 지팡이가 딸깍거리는 소리도 아니;고, 발뒤꿈치에 마구 짓밟히는 곰팡이 소리도 아니었다. 늪지가 빨아들이는 소리조차 사라졌다. 60초 쯤 흐르고 좀 더 분명하게 서서 볼 수 있게 되자 직업적인 호기심은 깨지고 말았다. 삽 주둥이였다.
그 생물은 한 번 볼 만 했다. 50에서 20개의 넓적한 발에, 세 쌍의 강해보이는 구부린 다리 끝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주걱 모양의 원반이 달려있었다. 그것은 빽빽하고 짙은 회색 물질 뒤에 숨어서 빛을 받아 둔탁하게 광채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모양을 한 것은 그 생물의 머리였다. 끝이 점점 가늘어 지는 대신에 넓어지고 있는 그 거대한 코는 끝에서 끝까지 거의 몇 피트는 되어 보였다. 땅에 바짝 붙은 납작한 모습은 마치 진공청소기의 부품 같아 보여 우스웠다.
삽 주둥이는 탐사대를 흐리멍덩한 눈으로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머리를 늘어뜨리고 뒤뚱거리며 앞을 가로질러갔다. 그것은 입을 쟁기 삼아 넓고 얕은 밭고랑을 만들며 헤아릴 수 없는 수의 진균류, 땅에 붙어 자라는 관목, 나뭇가지 심지어 진흙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다.
“초식동물입니다.” 스트라이크가 중얼 거렸다. “주로 진균류를 먹고 자랍니다. 허나 저 생물은 너무 많이 먹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데 소비합니다. 저 입으로 모든 걸 먹을 수 있지요.”
명백히 그 동물은 식사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술취한 농부가 쟁기질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게리가 신호하자 그녀의 승무원들은 마치 군인처럼 움직여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그 생물의 사각으로 몰래 다가가 그 기묘한 라이플을 부드럽게 겨눴다. 삽 주둥이의 다리 쪽이었다.
펑! 상처 입은 짐승은 비틀거리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먹는 일로 되돌아갔다. 20초쯤 지나자 현기증이라도 걸린 듯 비틀 거리더니 땅으로 쓰러졌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이와 같이-모든 것이 간결하고 효과적이며 요란스럽지 않았다. 토미 스트라이크에겐 김빠지는 일이었다.
“실망이군요.” 그는 회한에 차서 말했다. “엄청난 전투와 소동을 기대했는데. 우리 중에 하나나 둘 아니 절반쯤은 죽을 줄 알았어요. 영화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씨가 게리 칼라일을 죽음의 찰나에서 영웅처럼 구출하고 말이죠?” 그녀의 미소에 무역업자는 움찔하고 말았다. “미안해요 하지만 일이란 말입니다. 스트라이크씨. 그러니까 신중하게 사리 분별을 가지고 행동해야 내 승무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알거든요.”
“그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위험한 일을 찾아 고향을 등졌어요. 위험을 무릅쓰는 그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아니에요. 소동이나 모험을 겪게 되는 것은 우리 중 누군가 실수했을 때 뿐입니다. 칼라일의 탐사대는 거의 실수하지 않습니다.”
게리 칼라일의 오만하고 독단적인 발언에 스트라이크는 따지는 것을 포기했다. “추정하건데 당신의 라이플에는 일종의 마취탄이 들어있는 것 같군요. 내 생각이지만 당신네들은 뭔가 더 과학적으로 발전된 무기를 쓸 것 같았어요. 그건 그러니까 원시적인 종류로 보이는 군요.”
게리가 웃었다.
“알겠어요. 마취 가스가 궁금한 모양이군요. 혹은 새로운 마비 광선이라든지. 그러니까 그런 수많은 발명품들은 실험실에서만 잘 돌아간다고요. 현장에서는 뻗어버리죠.
마비 광선이라는 건 그냥 장난감이에요. 전적으로 실용성이 없거든요. 각각의 동물마다 제압하는데 필요한 광선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어요. 게다가 우린 일하면서 실험하는 바보 같은 짓은 거의 하지 않아요.
너무 심한 충격을 가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고요. 마취 가스 이야기라면, 그건 사냥꾼들이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하거든요. 게다가 기절시키는 것과 죽이는 것을 가르는 적당한 투여량을 조절하는 것도 어려워요.”
스트라이크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돌렸을 때 그의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가 그녀와 대화하는 동안에, 탐사대가 굳어버린 읽은 삽 주둥이를 방주를 향해 운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푸른색의 넓은 금속밴드가 그것의 다리와 목 주변을 구속하고 있었다. 그것을 승무원 두세명이 그 거대한 몸체의 밑으로 들어가서 둘러싸더니 그것을 밀어서 옮기려 했다.
각 부분을 끌고 있는 금속선은 한군데서 뻗어 나와 있었다. 그것은 전면에 다이얼이 두 개 붙은 배터리 상자와 흡사한 작은 상자 같은 물체였다. 금속장치의 스위치를 돌려 전원을 공급하자 육중한 삽 주둥이의 몸체가 서서히 지면에서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괴기한 장난감 풍선처럼 공기 중에 매달려있었다. 그것을 우주선으로 끌고 돌아가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반중력입니다.” 게리가 설명했다. “금속선에 연결한 하나 이상의 물체에 가해지는 중력을 약화 시킬 수 있어요. 자석의 반발력 같은 거죠. 지면에서 떠오른 물체는 동물과 함께 쉽게 옮길 수 있어요.”
장비를 운반하는 이들은 삽 주둥이의 허리를 밧줄로 대충 묶은 다음 사냥무리로 돌아왔다.
“그러니까” 게리 칼라일이 말했다. “우리가 안개 속에서 갑작스럽게 뭔가와 맞닥뜨리게 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전파 망원경으로, 배로우군…”
배로우가 즉시 꺼내든 장치는 스트라이크가 이제껏 보지 못한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것은 신식 휴대용 원심력 추진장치였다. 그것은 한 사람이 들 수 있을 만한 크기였는데, 관찰자는 긴 유리관을 잡게 되어있었다.
그것의 전면에는 광자로 덮인 볼록렌즈가 붙어있었고 그것은 모든 종류의 빛이 뿜어내는 전자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자외선이나 적외선까지도.
관에 들어온 극미량의 빛은, 세 장의 정전기 판을 연달아 통과하면서 선명해진 후에, 다음 영역을 지나면서 확대되었다. 뒷부분의 관은 빛나는 스크린에 연결되어있었고 영상을 재생하고 있었다. 꼬마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상은 안개 속에서 시선이 미치는 범위를 터널을 통해 보고 있는 것처럼 보여줬다.
기지를 지키고 있는 랜섬과의 접속도 유지되고 있었다. 그는 말참견이라도 하는 듯 광선을 천천히 조정했고, 스트라이크는 탐사대를 옆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망원경에는 보통은 잘 보이지 않는 작고 잘 놀라는 작은 생명체들이 보였다. 도마뱀이 기는 모습이나, 게 모양을 한 것, 심지어 금성 원주민으로 보이는 비늘달린 인간형의 생물도 둘 셋쯤 보였다. 그들은 뿌루퉁한 표정으로 안개 속을 조용하게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들의 생선 같은 얼굴은 그다지 똑똑해보이진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게리는 망원경 속에 가득보이는 생명체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진짜 위험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예고도 없이 왼쪽으로부터 대기를 가득 메운 뭔가가 돌진하는 소리와 함께 회색 공 같은 것이 굴러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일행의 바로 앞을 가로질러가더니-빙글 빙글 돌면서 통통한 섬모 같은 것을 사방팔방으로 뿌려대었다-별안간 멈추었다.
작은 숲의 나뭇가지들은 낯선 소동의 원인을 찾으려는 듯 미묘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 놀랄 만한 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칼라일의 탐사대를 향해 돌진해왔다.
사냥꾼들은 펄쩍 뛰어서 굴러오는 거대한 물체를 피했다. 그것은 몇 야드 떨어진 곳에 멈춰서 섬모를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게리는 주사탄을 장전했지만 번질거리는 갑주 같은 외골격을 뚫는 것은 무리였다.
“담륜충입니다” 스트라이크가 빠르게 외쳤다. “지구의 미생물과 같은 겁니다, 육지에 적응하다 보니 수많은 시간동안 거대화 된 거죠. 금성은 거대한 수조와 같은데다 그게 일회성도 아니니까요. 지구의 많은 생명체들도 원래는 물속에서 살면서 진화해온…”
그가 담륜충에게 다가가자 그것은 꾸르륵 거리기 시작했다. “저것들도 꽤 쓸모가 있답니다. 저들은 반쯤 감춰진 입으로 닿는 것은 모조리 먹어치운답니다. 이 행성의 청소부인 셈이죠. 우린 저것들을 금성의 대머리 수리라 부른답니다.”
그 눈먼 생물이 걸신들인 듯 먹이를 찾아 그들을 덮치는 통에 탐사대는 세 번째로 흩어지고 말았다. 배로우는 애원하는 눈으로 그들의 대장을 쳐다보았다.
“저것들도 쓸모가 있겠죠.” 부조종사가 인정했다. “하지만 저 꼬맹이 덕분에 우리 시간이 꽤 지체 될 겁니다.”
그것이 현실이었기에 담륜충에게 음극선을 발사했다. 그 결과 그 일종의 원형질 생물의 군집이 놀라서 질러대는 날카로운 비명은, 상처 입은 말의 절규와 같이 대기를 찢고 상공에 울려 퍼졌다. 그것이 구르는 모습은 금성에서 나는 모든 척추동물들에게 엄청나게 큰 위협을 느끼게 했다.
50 피트가 넘는 괴물이 안개를 뚫고 솟아 올랐다. 육중한 두 다리로 서있는 모습은 지구에서는 멸종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연상시켰다. 짤막한 앞발에는 소름 끼칠 만큼 치명적인 발톱이 달려있다. 머리는 길고 납작한 늑대의 주둥이를 닮았고 큰 귀에 침이 흘러내리는 이빨이 솟아있었다.
모든 것이 악몽 같은 이 생물은 효과적인 파괴를 위해 만들어진 듯 했으며, 특히나 안전할거라 착각해서 나무 꼭대기에라도 올라온 동물들은 끝장이었다.
“채찍이요!” 스트라이크가 외치며 음극선 총을 든 사람에게 돌아서서, 별안간 그를 붙잡더니 쿡쿡 찔러댔다. “채찍입니다! 그걸 줘버려요. 빨리!”
그 승무원은 미심쩍은 듯 명령을 즉각 철회해주기를 바라며 게리 칼라일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서두르지 말아요. 저걸 살려두고 싶으니까. 런던에서는 저런 걸 본 사람이 없겠죠.”
그녀는 라이플을 가볍게 잡아들어 한 점을 향해 발사했다. 스트라이크는 그 기괴한 생물이 고통에 겨운 나머지 계속해서 쩌렁쩌렁 울리 소리로 짖어대는 것을 듣고 툴툴거렸다. 그것은 불타는 눈으로 조그만 지구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 탐욕스런 주둥이에서 50피트는 되어 보이는 면도날 같은 엄청난 혀가 튀어 나왔다. 마치 지구의 개미핥기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은 게리 칼라일을 노리고 곧바로 날아들면서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스트라이크는 황급히 그녀에게 달려들어 붙잡고 넘어졌다. 덕분에 푹신한 바닥이 납작하게 뻗어버리고 말았다.
“몸을 공처럼 말아요” 그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리쳤다. “그럼 저게 혀를 쓰지 못할 겁니다.!”
게리가 스트라이크의 경고를 따르자마자, 다음번 채찍이 그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흩어지시오!” 그가 외쳤다. “그러지마….”
그러나 이미 늦었다. 배배 꼬인 고기 밧줄이 배로우를 덮쳤다. 그것은 머리를 스치면서 한쪽 귀를 잘라 내버렸다. 피가 쏟아져 나오자 부조종사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짐꾼들은 모든 방향을 날카롭게 경계하면서 안개 속의 피신처를 찾고 있었다. 중장비를 운반하던 사람은 그것을 버리기 위해 잠깐 멈추기도 했다. 그게 목숨의 대가였다. 곧고 흔들림 없는 굉장한 혀가 뱀처럼 바람을 가르며 튀어나와 한 남자를 휘감았다. 그는 즉시 이빨이 가득한 턱을 향해 발포했다.
그 친구는 발버둥 치며 절규했다. 소용이 없었다. 한쪽 팔마저 잡히고 만다. 그는 스스로를 지킬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놀란 동료들이 총으로 채찍을 노렸지만 바로 부셔지고 말았다. 끔찍하게도 칙칙한 배경과 대비되어 선명하고 공포스러워 보이는 선홍색의 물질이 사방에 흩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 탐사대의 일원이 한 명 줄어 든 것이다.
구조의 가능성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살아남은 총잡이들은 그들의 치명적인 총을 늘어뜨린 채 사냥꾼이 괴물을 퇴치하기를 기다렸다.
희미한 딱딱거리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셋, 넷, 다섯.
게다가 채찍은 지진속의 탑이라도 된 듯 휘청대고 있었다. 그것은 비틀거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작은 반원을 그리듯 흔들거리고 있었다. 이내 스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꼴사납게 바닥에 뻗어버렸다. 그러더니 정신을 잃고 말았다.
스트라이크는 게리의 손을 잡아서 스스로 서게 했다. 그는 눈썹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
“휴우! 완전 위기 일발이었어요!”
그 여자는 먼지를 털고 난 후 무역업자의 눈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씨, 앞으로 이 같은 진짜 위기상황이 닥치면 부디 기억해주세요. 우리 기본 법칙의 하나는 각자 스스로를 지키는 겁니다. 원론적으로 쓸데없는 노력을 하다가 두 명이 목숨을 잃는 것 보다는 한 명이라도 살리는 것이 더 유익하거든요. 더 이상 영웅흉내는 내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스트라이크는 얼굴을 붉혔다. 다정한 감사 인사를 기대하고 있을 때 고함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결국에 와서는 스트라이크도 화가 나서 냉랭하게 굴었다.
“당신 조수가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군요.” 그가 딱딱거리며 채찍의 피투성이 주둥이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정 반대에요. 블레어를 잃은 것이 한스러워요. 그 사람은 숙련된 훌륭한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대체할 수 있어요.”
“큰일 날 여자로군요!” 스트라이크가 한탄했다. “당신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요. 당신의 친구가 고향과 가정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의 외계인에게 끔찍하게 죽었단 말이오. 게다가 당신….”
그는 갑자기 감정을 폭발 시킨 것이 부끄럽게 여겨져 말을 멈추고 말았다.
게리는 간단하게 답했다. “우리는 가족이 있는 사람과는 절대 계약하지 않아요.”
그러고는 스트라이크를 등지고 돌아서서 사무적인 어조로 채찍을 방주로 운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돌아서는 찰나의 순간에 스트라이크는 그녀의 눈에서 희미한 반짝임을 보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게리 칼라일의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모습이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남성들의 세계에 머물고 있었고 남자들의 언어로 말하고, 남자들의 도구를 사용했다.
남성 동료들과 계속해서 생활하다 보니 그녀의 삶은 그들의 생활 방식과 남자들과 만나 친분을 쌓는데 익숙해졌다. 명령을 내리고 존경받기 위해서는 타고난 매력이나 아름다움을 누리는 것을 포기했다.
실제로 그녀는 그것들을 써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 결과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여성적인 감성에 져버린다면, 그녀에 속한 남성들을 장악하는 힘을 잃게 될 것을 두려워했다. 그녀는 말하자면 궁지에 몰린 셈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여성성을 보이는 것을 용납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추측해낸 토미 스트라이크의 게리 칼라일을 향한 인상은 비호감에서 동정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마도 뭔가 누그러진 모양이었다. 눈물이 맺힌 것을 보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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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어색한 번역투는 최종 점검 이후에나 수정할 생각.
이 짧은 구간에 도대체 괴물이 몇 종류나 나오는 거야?!?!?
은근히 문장이 참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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