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 - The House of Eld.
By Robert Louis Stevenson(번역 茴香 aka RanaNorthwood)
아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자마자, 족쇄가 채워졌다. 그래서 남자아이고 여자아이고 죄수처럼 발을 절면서 놀았다. 말할 것도 없이 어린 나이에 견디기엔 가엾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뿐 만 아니라 다 자란 어른에게도, 매우 괴로운 일이었다. 그들의 발은 자주 아프고 껍질이 벗겨지곤 했다.
잭이 10살이 되던 무렵에, 수많은 낯선 사람들이 그 나라를 지나갔다. 그들이 먼 길을 가볍게 걷고 있는 모습은 그를 놀라게 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요.” 그는 물었다. “저 낯선 사람들은 정말 빨리 걷는 군요, 게다가 우리처럼 족쇄를 끌지도 않잖아요?”
“착한 아이야.” 전도사인 그의 삼촌이 말했다. “네 족쇄에 대해 불평하지 마라. 그게 없으면 행복하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고, 존경할 면이라고는 하나 없는, 그릇된 삶을 살게 된다. 그들은 족쇄를 찬 우리와는 달라. 그래서 네게 말하는 건데, 그런 엄청나게 위험한 이야긴 하지 말자꾸나. 만약 네가 너의 쇠고랑에 대해 불평하게 된다면, 네겐 더 이상의 행운이 따르지 않을 거야. 만일 네가 그걸 벗어버린다면, 넌 그 즉시 벼락에 맞아 고통스러워하게 될 거다.”
“저 낯선 사람들은 벼락을 맞지 않나요?” 잭이 물었다.
“주피터도 야만인은 눈감아 주신 단다.” 전도사가 답했어요.
“제 말은, 차라리 좀 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잭이 말했다. “야만인으로 태어났다면, 난 지금 자유로울 테니까요. 쇠사슬도 안 달아도 되고 껍질이 벗겨진 상처도 없을 테니까요.”
“아!” 삼촌이 울부짖었다. “이교도들을 부러워 하지마라! 그들은 비참한 자들이야! 아, 가엾은 영혼들, 만약에 그들이 족쇄를 차는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가엾은 영혼들, 난 마음 속 깊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있단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비열하고, 불쾌하고, 건방지며, 좋지 못한데다가 악취가 나는 짐승 같은 자들로 진짜 인간이라 할 수 없단다. 족쇄를 차지 않은 사람이라니? 그러니 넌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상세히 파고들지 마라.”
이런 대화가 있은 후, 아이들은 족쇄를 차지 않은 사람들이 길을 지나가면 침을 뱉고 욕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이들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가 15세가 되던 해 어느 날 우연히 숲에 들어갔을 때에도 피부가 벗겨진 곳은 그를 아프게 했다. 푸른 하늘에 화창한 날씨였다. 모든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지만 잭은 발을 치료해야 했다. 이윽고 또 다른 노랫소리가 시작되었다. 그 소리는 사람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같았다. 그와 동시에 땅을 두드리는 소리도 들렸다. 잭이 수풀을 헤치고 보니 푸른 골짜기에서 마을 젊은이들이 펄쩍거리며 춤추고 노래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쇠고랑이 벗겨진 체 뒹굴고 있었다.
“오!” 잭이 외쳤다. “너희들 족쇄를 벗어 버렸구나!”
“부디 너희 삼촌에게 이르지 말아줘!” 젊은이들이 외쳤다.
“우리 삼촌이 두렵다면,” 잭이 답했다. “왜 벼락은 두려워하지 않아?”
“그건 노파들이나 믿는 이야기야.” 다른 애들이 말했다. “그건 애들한테나 통하는 이야기야. 우리가 여러 번 이곳에 와서 숲 한가운데서 밤새 함께 춤추어도 아무런 나쁜 일도 생기지 않았어.”
이 일은 잭에게 수천가지 의문을 던져주었다. 그는 우울한 젊은이였다. 그는 춤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족쇄를 참고 견뎌왔으며 헐은 상처에 대한 불만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만당하거나 속는 걸 즐기진 않았다. 그는 해질 무렵에 길모퉁이의 으슥한 곳에서 이교도 여행자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눈에 띄지 않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은 기꺼이 질문에 응해주었으며 엄청난 사실을 말해주었다. 족쇄를 차는 것(그들이 말하기를)은 주피터가 명령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노인의 숲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하얀 얼굴의 마법사가 꾸며낸 것이었다. 그는 글라우커스처럼 겉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모습을 바꾸어도 변치 않는 점은 짜증을 내면 칠면조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것뿐이었다. 그 자에겐 세 개의 목숨이 있지만 그 세 번째를 쓰러뜨리면 그 자도 참말로 끝장나고, 그 마법이 풀려 족쇄가 풀리게 된 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손을 들고 어린이들처럼 춤추게 되겠지.
“그럼 당신네 나라는요?” 잭이 물었다.
그러나 이 여행자들은 합심해서 잭을 밀어냈다. 잭은 전적으로 행복한 세상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런 곳이 있다면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살고 싶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족쇄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아이들이 절뚝거리며 걷는 광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족쇄에 매여서 헐어버린 상처에 신음하는 모습이 자꾸만 어른 거렸다. 그래서 마침내 그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사하겠다고 결심했다.
마을에는 불카누스의 모루로 만들었다는 검의 모조품이 있었다. 그것은 사용한 적이 없는 검으로 사원 안에 그저 놓여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전도사의 굴뚝에 못박혀있었다. 어느 이른 밤에 잭은 일어나서 검을 가지고 집밖을 나와 어둑어둑한 마을을 걸어 나갔다.
그는 밤새도록 되는 대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날이 샐 무렵 노상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노인의 숲과 마법사의 집에 관해 물었다. 한 사람은 북쪽을 말했고 다른 사람은 남쪽을 말했다. 잭은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지나가다가 만나는 아무 사람에게나 물었다. 검 집에서 빛나는 검을 뽑아들고서. 그러자 남자의 족쇄가 달랑거리며 대신 답했다. 그게 말하기를 그대로 쭉 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족쇄가 말할 때 잭을 욕하고 밀쳤다. 게다가 지나가는데 돌까지 던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잭은 머리를 다치고 말았다.
그가 숲에 진입하자 저지대에 있는 집이 보였다. 버섯들이 자라나고 나무들이 빽빽한 그곳의 습지에서는 연기처럼 증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멋진 집이었다. 게다가 매우 거대했다. 그중 일부분은 예전에 쌓아올린 흙더미 같았지만 다른 부분은 새로 쌓아 올린 것 같았다. 다 완성된 집이 아니었다. 모든 부분이 개방되어 있었기에 당신도 하고자만 한다면 어느 쪽으로든 들어갈 수 있었다. 아직 안쪽은 멀쩡한 모양인지 모든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잭이 집안으로 들어가자 방과 방이 이어져 있었다. 살풍경한 방이었지만 가구가 모두 갖추어진 상태였기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방마다 불이 피워져 있어서 그곳에 들린 사람이 몸을 녹일 수 있었다. 테이블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그러나 잭은 어디에도 살아있는 생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렸다. 오직 물건들뿐이었다.
“대접이 좋은 집이군.” 잭이 말했다. “하지만 바닥은 진창으로 된 것 같아. 걸을 때 마다 건물이 흔들리는 군.”
집에서 얼마간 시간을 보내자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음식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검을 뽑아서 그 빛에 비춰보니 진짜 음식 같았다. 이에 용기를 내어 앉아서 음식을 먹었다. 그러니까 마음과 몸의 힘이 되살아났다.
“이것 참 이상하군.” 그는 생각했다.“마법에 걸린 집에 몸에 좋은 음식이 다 있다니.”
그가 먹고 있을 때, 삼촌이 방으로 들어왔다. 잭은 검을 훔친 일 때문에 두려워졌다. 그러나 삼촌은 전에 없이 친절했다. 그리고 같이 앉아서 고기를 먹었다. 그러더니 검을 가지고 나온 일을 칭찬했다. 전에 함께 했을 때는 이처럼 즐거웠던 일이 없었다. 잭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다.
“그것 참 잘했구나.” 삼촌이 말했다. “검을 가지고 혼자서 노인의 집으로 오다니. 훌륭한 생각이며 용감한 행동이구나. 그러니 이젠 만족했겠지. 자 함께 집에 돌아가서 사이좋게 저녁이나 먹자꾸나.”
“이것 참, 안 돼요!” 잭이 말했다. “나는 아직 만족할 수 없어요.”
“어째서!” 삼촌이 외쳤다. “따뜻한 불도 쬐었잖니? 음식이 성에 차지 않니?”
“음식이 몸에 좋다는 건 알겠어요.” 잭이 말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오른발에다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어요.”
그러자 삼촌이 칠면조처럼 부풀어 올랐다.
“주피터 신이시여!” 잭이 외쳤다. “이게 마법사 아닌가요?”
팔을 들어 올렸지만 심장이 떨려서 사랑하는 삼촌을 찌르지 못했다. 하지만 검을 들어 올려 머리 위를 힘껏 내리쳤다. 그랬더니 삼촌은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거기서 작고 핏기 없는 하얀 것이 방을 따라 달아나버렸다.
울음소리가 잭의 귓가에 울리고, 무릎이 덜덜 떨렸다. 그의 양심이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마술사의 피를 보고 싶은 욕망이 뼈에 사무쳤다. “족쇄가 풀리고 나면,” 그가 말했다. “이 모든 일이 지나가면 집에 돌아가면 삼촌이 춤추고 있을 거야.”
그래서 그는 핏기 없는 것을 뒤쫓아 갔다. 가다보니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버지는 몹시 화를 내며 그가 한 일을 비난했다. 그리고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집에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버지가 말했다. “지금 가면 해떨어지기 전에 집에 갈 수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용서해주마.”
“누가 알겠어요.” 잭이 말했다. “제가 아버지께서 화내는 것을 무서워 한다는 걸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화를 내시더라도, 사람들이 오른발에 족쇄를 차고 다녀야 할 이유는 없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칠면조처럼 부풀어 올랐다.
“세상에나.” 잭이 외쳤다. “또 마법사야!”
온몸의 피가 거꾸로 역류하고 관절은 그의 의지와 반대로 움직였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찌를 수 없었다. 그렇지만 검을 들어 심장을 겨냥해 찔러 넣었다. 아버지는 커다란 소리로 울부짖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또 핏기 없는 하얀 것이 방에서 도망쳐나갔다.
울음소리가 잭의 귓가에 맴돌았고 마음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동시에 분노가 솟아올랐다.“무슨 짓을 한 건지 생각하기조차 싫다.” 그가 말했다. “이 지긋지긋한 일을 끝내야 해. 그리고 나서 집에 돌아가면 이게 꿈이길 바라며 신께 기도할 거야. 그리고 나면 아버지가 춤추는 것을 보게 되겠지.”
그래서 그는 달아나버린 핏기 없는 것을 쫓아갔다. 그러다가 어머니를 만났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무슨 짓을 한 거니?” 그녀가 울부짖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냔 말이야? 오, 집에 가자(잠잘 시간까지는 도착할 거다) 더 이상 나와 나에 속한 것을 해치지 말아주렴. 내 동생과 네 아버지를 죽인 것으로 충분하단다.”
“사랑하는 어머니, 제가 죽인 건 그들이 아닙니다.” 잭이 말했다. “그것들은 마술사가 모습을 흉내 낸 겁니다. 또 그렇다 해도 사람들이 오른발에 족쇄를 차고 다녀야할 이유는 없어요.”
이번에도 칠면조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도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검을 한 방향으로 휘둘렀고 한복판을 갈라버렸다. 그러자 어머니가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것이 쓰러지자 집은 사라지고 잭은 숲 한가운데 혼자 서있었다. 마침내 다리의 족쇄가 풀렸다.
“좋아.” 그는 중얼거렸다. “마술사는 이제 죽었다. 그러니 족쇄가 풀린 거야.” 그러나 울음소리가 마음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에게는 낮이 밤처럼 느껴졌다. “이것 참 끔찍한 일이었어.” 그가 말했다. “숲 밖으로 나가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 선행이 보일 거야.”
족쇄를 버려두고 가려다가 다른 생각이 들어 되돌아왔다. 그리고 몸을 굽혀 족쇄를 주워서 품속에 넣었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거친 강철에 쓸려서 생긴 가슴의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가 숲의 입구를 지나 대로로 나오자마자, 들판에서 돌아오는 마을 사람들이 보였다. 그 사람들의 오른발에는 족쇄가 없었다. 그러나 보고 말았다! 그들은 왼쪽에 족쇄를 차고 있었다. 잭은 그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들이 답했다. “이게 신식이라고. 전에 것은 미신이었거든.” 가까이 다가가서 보았더니 왼쪽 발목에 새로운 상처자국이 생겨있었다. 오른 발목의 예전 상처도 채 아물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신이 계시다면 나를 용서하소서!” 잭은 울부짖었다. “집에나 있는 편이 좋았을 것을.”
그러다 집에 도착했더니, 삼촌은 머리가 갈라진 채 누워있고, 아버지는 심장이 뚫려 있고, 어머나는 반 동강이 나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적막한 집에 앉아 시신을 옆에 두고 눈물을 흘렸다.
도덕
늙은 나무의 과실은 훌륭하다네,
아주 오래된 튼튼한 나무.
나뭇꾼이여 굳건한 용기가 있는가?
조심하라! 그 뿌리가 감쌀 것이다
네 어미의 심장과 네 아비의 뼈를
그리고 맨드레이크처럼 신음하리라
Moral.
Old is the tree and the fruit good,
Very old and thick the wood.
Woodman, is your courage stout?
Beware! the root is wrapped about
Your mother's heart, your father's bones;
And like the mandrake comes with gro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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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시하고 미묘하게 어긋난 내용이 백미.
다른 사람을 해방시킨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 자신을 해방 시킬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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